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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두 번 울린 화상전화기

행정기관 설치율 10%도 안돼..이용 편의성도 바닥권
지자체 등 "예산 부족"..'선심성 탁상행정' 비난 고조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대구광역시 수성구에 거주하는 청각장애인 김모씨는 수화 통화가 가능한 화상전화기를 이용하기 위해 관할 주민센터에 들렀다가 진땀을 뺐다.


장애인 '웹 접근성' 개선을 위해 지난해 4월부터 설치가 되어있어야 할 화상전화기를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담당 공무원과 한 참을 씨름한 끝에 수성구 일대에 해당기기가 설치된 곳이 주민센터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대구고등법원 한 곳 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이용 자체를 포기했다.

장애인차별 금지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지자체 등 상당수 행정기관이 장애 민원인을 위한 편의장비 도입을 외면하고 있다.


특히, 수화 통화가 가능해 장애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화상전화기 설치는 전국 일선 행정기관들이 예산난 등을 이유로 등을 돌리고 있어 '선심성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19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2008년 4월 11일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 이후 1년 유예 기간을 거쳐 지난해 4월부터 행정기관마다 화상전화기 등 장애인 의사소통을 돕는 편의장비를 갖춰야한다.


그러나 한국농아인협회 등 장애인단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화상전화기를 구비한 곳은 1575개에 불과했다. 보건복지부 등 행정부처와 준 정부기관까지 포함해도 2000개를 밑돌았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434개로 가장 많았고, 서울시와 강원도가 325개와 215개로 뒤를 이었다. 대부분 광역자치단체가 200개도 안되는 화상전화기를 설치한 가운데 대구광역시는 단 8곳에만 구비해 제도 도입 취지를 무색케했다.


특히 시·군구 이외의 대다수 읍·면·동은 최소한의 장비조차 구비되지 않은 '사각지대'로 방치돼 장애인들이 방문할 경우 큰 불편을 겪을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이에 대해 화상전화기 설치지원단 관계자는 "법 시행을 위반할 경우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등 행정 처분이 이뤄지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화상전화기 설치 비율이 10%에도 못미치고 있다"며 "정부가 장애인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지만 그럴수록 장애인들의 소외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화상전화기가 설치됐다 하더라도 상당수는 이용 편의성이 낮아 장애인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니터 화면 크기가 3.5인치로 너무 작아 정확한 언어 전달을 위한 손가락 동작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고, 사이트 접속을 통한 화상 인터넷 전화도 수화 통역센터 연결로 제한되는 등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행정당국도 뾰족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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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관계자는 "대부분 지자체가 공공사업 확대 등으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 장애인 관련 업무 예산 배정 순위를 뒤로 미루는 경우가 많다"면서 "전국 행정기관에 대한 순회조사를 강화해 법률에서 규정한 장비를 조속히 갖출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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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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