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별로 유입자금 160억 ~ 725억 달러 둘쭉날쭉..자의적 추정 등에 의존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우리나라가 지난해부터 추진해오던 세계국채지수(WGBI, World Government Bond Index)에의 편입이 여전히 소문만 무성한 채 1년이 넘도록 성사되지 않고 있다. 최근 시장에선 올 상반기 중에 편입될 것이란 확실한 근거 없는 낭설이 돌면서 시장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정부도 WGBI편입과 관련해 수차례 부정확한 태도를 보이면서 시장에서의 설왕설래만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편입됐을 경우, 유입되는 자금 규모도 기관별도 160억 ~ 725억 달러 등의 편차가 큰 자의적인 추정치만 내놓고 있다.
WGBI란 씨티그룹이 관리하는 주요 23개국의 정부채권으로 구성된 지수로 이를 따라 투자하는 연기금의 규모가 1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WGBI에 편입되기 위해선 국채 발행잔액이 200억달러 이상, 신용도에 있어 S&P 또는 무디스 기준으로 BBB-/Baa3 이상, 해당국가의 정부가 외국인 투자를 적극 권장하는 등 3가지 조건이 3개월 연속 만족될 때 씨티그룹내 인덱스 위원회가 대상 국가로 선정한다.
외형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WGBI 편입 조건을 만족시킨다. 우리정부도 이를 위해 외국인이 국내 국채와 통안증권에 투자할 때 발생하는 이자소득세 원천징수를 면세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국내 계좌 없이도 해외에서 자유롭게 국고채와 통안채 매매가 가능한 시스템까지 준비해왔다.
◆ 정부, 가입 관련 준비 완료.. 씨티 낙점만 기다려
11일 외환당국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정부가 보는 우리나라의 WGBI 편입이 가능한 유력한 시점은 올 상반기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은 최근 한국의 WGBI 편입이 "상반기내 편입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오전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전경련 임원협의회에서 주제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달 뉴욕 IR에서 상반기 편입 가능성을 얘기할 당시 WGBI 관계자 2명이 참석했었지만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별다른 얘기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일각에서 WGBI 편입 지연 얘기가 나올 수도 있지만 상반기내 편입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여전히 상반기 편입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태도가 유력하다. 채권 시장의 한 관계자는 “허 차관은 지난해 말까지도 연내 WGBI가입을 확신했다”며 “다시 올해 상반기에 가입을 가능하다고 말한 것은 그야말로 희망섞인 전망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씨티가 멕시코의 WGBI 편입 결정을 발표한데 반해 우리의 WGBI 편입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지연설에 불을 댕긴 것은 씨티가 최근 재정부에 "지난 3개월간 한국의 채권시장이 개선됐으나 한국을 WGBI에 편입하는 일정을 잡기에는 여전히 너무 빠르다(it is too early to set a timetable for the inclusion of Korea into the WGBI)'는 내용을 포함한 보고서를 보내면서다.
씨티는 통상 원칙상 1, 4, 7, 10월 달 위원회를 열어 WGBI 편입 결정을 발표한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이례적으로 5월이나 6월 등에도 위원회를 열어 추가 편입을 발표할 수 있기 때문에 상반기 가입이 완전히 물 건너 간 것은 아니란 게 재정부의 입장이다.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WGBI 편입이 성사될 경우, 글로벌 투자자금이 유입규모를 놓고도 저마다 전망치가 제각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WGBI를 추종하는 인덱스형 투자자금(Passive Fund)의 규모는 대략 1조 달러이다. WGBI 구성국가내에서 한국의 국채시장 비중이 1.3~2%임을 감안하면 유입규모는 산술적으로 130억~200억달러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하나대투증권측은 국내로 유입되는 인덱스형 투자자금이 크게는 400억~500억 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김상훈 연구원은 “인덱스와 함께 경기, 환율, 유가 등을 반영하는 ‘액티브 펀드(Active Fund) 자금 유입까지 감안하면 유입 규모는 좀 더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편입되면 장기채 비중 놓아지나 외국인의존도 동반상승
일단 WGBI편입이 될 경우, 외국인의 채권투자자금 유입으로 채권시장의 안정적인 자금공급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WGBI 평균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은 2009년 기준 6.3년 가량으로 만기 10년 이상 장기 국채 비중이 상당히 높다. 우리나라 국채에 대한 수요에서 장기채 비중이 높아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국내 채권시장 만기 장기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이며, 장기채 유통시장 활성화로도 연결될 전망이다.
그러나 원화강세 기대에 따른 자금유입 증가, 채권시장의 현-선물 외국인 의존도 심화 등 부정적인 측면도 함께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재정부는 국내 금융시장 영향 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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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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