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전일 외국인 순매수가 20일 연속 이어지며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고치인 1733.78p을 기록했다.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금액은 20일 동안 6조858억원에 달했다.
프로그램 순매수세도 코스피 지수의 연중 최고치 경신을 견인했다. 장 후반 강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 지수 오름 폭이 더욱 확대됐다. 이날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1075억원, 비차익거래는 2620억원 순매수를 나타났다.
9일 전문가들은 펀드 환매와 옵션만기에 대한 우려를 이겨내며 외국인 순매수 기조와 실적 호조세의 영향으로 지수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도 지수 반등에 따른 펀드 환매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저항이 예상되지만 추세가 꺽이지 않는 한 지수 반등 시도는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에 기존 IT·자동차 주도주, 원화강세에 따른 음식료·항공주, 원자재가격 반등에 따른 정유·비철금속주, 1분기 턴어라운드주 및 2분기 실적 호전주 등을 중심으로한 대응전략을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다만 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다시 부각되고 있는 그리스 문제와 이번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의 부진, 그리고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선진국 증시를 중심으로 조정 분위기는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코스피가 연중 고점 경신 후 탄력이 다소 떨어지는 모양새다. 지수가 단기 급등한 부담도 있는데다 삼성전자의 프리어닝 발표 후 IT·자동차 대표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간 영향이 크다. 해외증시 역시 마찬가지 흐름이다. 미국이나 영국 등 주요국 증시 역시 연중 고점 돌파 후 추가 상승여부를 놓고 눈치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이번 주는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을 제외하면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주요경제지표 발표도 없었다. 다음 주 중반 미국의 소매판매와 중국 물가지수 발표 이전까지 당분간 기간 조정 흐름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내주 발표될 미국의 3월 소매 판매와 중국의 3월 물가지표는 그 의미가 상당히 크다. 미국의 경우 제조업에 이어 고용지표까지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소비지표 개선까지 맞물릴 경우 경기회복에 불안한 눈초리를 보이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물가지표는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힌트를 제공할 수 있다. 인플레 우려가 크지 않다면 긴축에 대한 우려는 수면 아래로 잠복, 반대의 경우라면 긴축 우려가 재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그 외에 단기적으로 짚어봐야 할 주요 변수는 그리스 문제 재 부각, 원화 강세와 상품가격 상승, 단기 상승 부담과 국내 주식형 펀드 환매 압력 점증의 크게 세 가지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글로벌 주식시장 측면에서는 다시 부각되는 그리스 문제와 이번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소비자 신용)의 부진,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 등으로 선진증시를 중심으로 조정분위기가 강해질 수 있다. 그러나 실적측면에서 보면 이번의 조정 역시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2009년 1분기 이후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거나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비율이 평균 83%를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시장의 예상보다 5% 이상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비율(어닝 서프라이즈)도 51%에 달하고 있다.
미국은 다음주부터 알코아를 시작으로 어닝시즌이 본격화될 예정인데, 최근 비금융업종을 중심으로 미국 기업들의 실적전망이 상향조정되고 있는데다, 주요 경제지표들도 전반적으로 양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패밀리 달러, 몬산토, 베드 매스 & 비욘드 등 4월 들어 이미 실적을 발표한 기업(S&P500 편입사)들도 예상을 웃도는 실적으로 확인된 만큼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여 국내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그리스 문제나 중국의 유동성 흡수 등 지수 반등을 제약하는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잡음들은 지수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변수라기보다는 변동성 요인으로 판단된다.
그리스 문제의 경우 재정적자 위기가 재차 불거지는 모습이지만 이미 유럽연합과 IMF가 최종 지원을 약속한 이상 소버린리스크로의 발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따라서 최근 그리스 문제로 글로벌 시장이 일부 괴롭힘을 당할 수 있겠지만 추세 변화를 야기할 가능성은 작다. 이는 최근 그리스CDS가 급등함에도 신흥국의 위험도를 나타내는 EMBI+스프레드가 여전히 안정된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유동성 흡수도 고민이지만, 긴축은 그만큼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며 국채발행 등 유동성 흡수 정책은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큰 금리 인상을 뒤로 미루고싶은 중국의 고민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어 당장은 방향성 요인이라 볼 수 없다.
IT관련주의 주가 부담은 향후 실적 발표 이후 전망치 상향으로 이어질 경우 해소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시 방향성 요인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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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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