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우수수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안팎에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거의 매일 한 건씩 터지는 여권 주요 인사들의 구설수 탓에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사태가 지난해 10월 재보선 당시 개그맨 김제동의 방송프로그램 하차 논란이 선거패배로 이어졌던 악몽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자고나면 매일 한 건씩 구설수
여권 주요 인사들의 발언 실수는 일일이 거론하기가 힘들 지경이다. 자고 나면 매일 새로운 설화(舌禍)가 끝도 없이 이어지면서 시리즈를 양산해내고 있다.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른바 '큰집, 조인트, 좌파 대청소' 발언으로 권력 최고위층이 MBC 사장 인사에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18일 제주도에서 열린 여기자포럼에서 "여성들이 직업을 가지기보다 현모양처가 되기를 바란다"고 발언, 물의를 빚었다. 특히 최 위원장의 딸 호정 씨가 6월 한나라당에 서울시의원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최근 좌파교육으로 아동성폭력 범죄가 발생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봉은사 직영사철 전환과 관련,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안 원내대표는 특히 "현 정권에 저렇게 비판적인 강남의 부자 절 주지를 그냥 두면 되겠느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영 국방장관도 지난 20일 제주도민과의 간담회에서 "무식한 흑인"이라는 인종차별성 발언으로 곤욕을 치렀다.
한나라당의 상황은 한마디로 가랑비에 옷 젖는지 모르는 형국이다. 선거국면이 아니면 작은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도 있는 사안이지만 이번 설화 시리즈는 어떤 식으로든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민주당 등 야권이 여권 주요 인사들의 설화를 선거이슈화하며 전방위적 압박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은?
한나라당은 여권 주요 인사들의 구설수가 속출하면서 지방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당 관계자는 "지방선거는 정권 중가평가 성격을 띠기 때문에 여권으로서는 잘해야 본전"이라면서 "선거를 앞두고 자나 깨나 입조심을 해야 하는데 왜 이런 악재들이 줄줄이 터지는 지 안타깝다"고 탄식했다.
실제 정치인의 말 한마디가 선거구도와 민심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지난 17대 총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200석 이상의 압승이 기대됐던 열린우리당은 정동영 의장의 이른바 노인폄하 발언 논란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임 중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추진 발언으로 텃밭인 호남에서마저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여권 주요 인사들의 실언 역시 유권자들의 표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 위원장의 '현모양처' 발언 논란은 젊은 여성 유권자들의 반감을, 안 원내대표의 봉은사 압력설은 불교계와의 관계를 껄끄럽게 만들 수 있다. 아울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이른바 '회피연아 동영상' 고소 사건 역시 젊은 네티즌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정두언 한나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여권 주요 인사들의 연이은 설화와 관련, "왜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로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모르겠다"면서 "지금은 언행에 신중해야 하는 때인 만큼 지방선거에 나쁜 영향을 주는 발언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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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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