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국 기자] 검찰이 코스닥시장에서 활동 중인 외국인을 가장한 내국인 투자자, 이른바 '검은머리외국인'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본격 착수한다.
검찰이 눈여겨 보고 있는 기업체만 60여개인데다 장기간 모든 업체를 꼼꼼히 살펴본다는 방침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22일 "코스닥 시장내 검은머리외국인에 대한 수사에 곧 착수할 예정"이라면서 "코스닥 시장이 생각보다 문제가 아주 심각하다"고 말했다.
검찰의 검은머리외국인에 대한 수사는 서일우 전 KTIC 홀딩스 대표가 2008년 회사자금과 주식 등 190억여원을 빼돌려 사업 과정에서 생긴 채무를 갚는 등 수차례에 걸쳐 총 800억여원을 횡령하고, 지난해 3월 이사회의 승인을 거치지 않은 채 부당한 방법으로 다른 중소기업을 인수 ㆍ합병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에 대한 조사에서 단서를 잡으면서 시작됐다.
KTIC 수사 과정에서 서 전 대표가 홍콩계 헤지펀드인 '퍼시픽얼라이언스 애셋매니지먼트'와 짜고 통정매매와 허위 ㆍ 고가 매수 주문 등의 수법으로 KTIC글로벌의 주가를 조작한 정황을 잡은 것.
이 퍼시픽얼라이언스는 머큐리 어드바이저리와 함께 여의도에 있는 한 경영컨실팅 업체에 의해 운용되고 있었고, 검찰은 이 컨설팅 업체가 두 펀드 운용 과정에서 외국계 펀드가 투자한 것처럼 개인 투자자들을 현혹해 시세차익을 남긴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는 지난달 초 이 경영컨설팅 업체를 압수수색하고, 대표 A씨를 출국금지했다.
검찰은 이들 펀드가 손을 댄 코스닥 상장업체만 6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수사 상황에 따라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검찰 관계자는 "일단 KTIC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한 후, 검은머리외국인에 대한 수사에 본격 나설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검은머리외국인에 대한 수사를 별도의 사건으로 보고, 처음부터 다시 전반적으로 수사하겠다는 설명이다.
검찰은 이미 펀드 운용 주체들이 검은머리외국인으로 가장해 일정 수익률을 주기로 하고 투자를 받거나, 주식을 매수토록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자들을 속이고 있다는 정황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투자자들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면서 "수사 기간은 2년이 걸릴 수도 있다. 기간은 최대한 단축시켜보겠지만 철저하게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23일 KTIC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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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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