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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가맹점수수료와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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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가맹점수수료와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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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상원 여신금융협회 조사역]올해 초 금융위원회에서는 1/4분기 내로 재래시장·중소 신용카드가맹점을 대상으로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가맹점수수료인하문제는 수년간 신용카드업계에 주요 이슈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도 유사한 분쟁과 법적 소송을 겪고 있는 이슈사항이다. 가맹점수수료문제는 카드산업이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본질적인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가맹점수수료는 회원이 가맹점에서 물품 및 용역을 구매할 때 사전거래약정에 따라 카드사가 회원을 대신해 가맹점에 결제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그 대가로 가맹점으로부터 수취하는 일종의 금융거래수수료다. 가맹점의 입장에서는 고객의 신용상태를 직접 조사파악하지 않고서도 신용거래를 할 수 있고 이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취할 수 있으며, 회원의 금전채무를 카드사가 대신 인수해 주기 때문에 외상판매에 대한 안정적 담보제공효과를 누리게 된다. 따라서 카드사는 가맹점에 이러한 이익을 제공한 대가로 가맹점수수료를 받는다고 보면 된다.

가맹점수수료의 원가구성은 가맹점에 카드대금을 선지급하는데 따른 자금조달비용과 카드거래승인, 대금지급 등 업무프로세스에 소요되는 비용 및 승인데이터 처리비용, 인건비 등 각종 관련 업무에 소요되는 비용 그리고 가맹점의 외상거래에 따른 대손위험을 카드사가 부담하는 비용 등이 고려돼 결정된다. 또한 가맹점별 수수료는 가맹점의 종류, 매출전표처리방법 등과 가맹점의 업종별 수익률·영업특성·신용카드회사에 대한 수익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된다.


따라서 매출실적이 우수한 가맹점에 대해서는 서비스의 일환으로 낮은 가맹점수수료율을 적용하기도 하고 대형가맹점들에 대해서는 매출규모에 따라 수수료율이 차등 적용되는 등 가맹점별로 천차만별이어서 적정한 가맹점 수수료율을 획일적으로 정하기란 참 어렵다.

가맹점수수료 문제는 왜 발생할까? 카드사들이나 가맹점이나 모두 이윤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사기업이다. 카드사의 입장에서는 가맹점수수료가 주요한 수익원이 되지만 가맹점입장에서는 비용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수수료에 대한 양측의 시각은 기본적으로 서로 상충될 수밖에 없다. 이때 정부가 서민정책의 일환으로 가맹점수수료를 인하한다면 이는 가맹점에게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의미에서 분명 좋은 취지이고 나쁠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가격조정은 뜻밖의 다른 결과를 유발하기도 한다.


가격조정에 대한 우려를 설명할 수 있는 예가 경제학 이론 중에 있는데 바로 최고 가격제라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물가안정과 소비자보호를 위해 최고가격을 설정하고 설정된 가격 이상으로는 가격을 설정할 수 없게 하는 직접적인 가격통제방식을 말한다. 일정가격 이상 올릴 수 없으므로 이는 언뜻 보면 소비자들을 위한 훌륭한 정책으로 보이나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더 큰 손실을 주는 결과를 낳았다.


최고가격제로 인해 재화의 가격이 정상적인 시장가격보다 낮은 건 좋은데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손해가 나니 공급물량을 줄이고 원가절감 차원에서 품질을 떨어뜨려 재화를 공급하게 된다.


반면 소비자는 정상가격보다 싸니까 당연히 구매수요는 증가하게 될 것이고 결국 시장에서 초과수요가 발생한다. 구매경쟁이 치열해지니 소비자들은 암시장을 통해서라도 원하는 재화를 얻으려 하게 되고 결국 정상적인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면서도 품질은 종전보다 떨어지는 재화를 구매하는 셈이 된다.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 도리어 소비자에게 손실을 끼치게 된다.


카드산업은 공급자와 수요자 2당사자가 거래에 참여하는 일반적인 타 산업과는 달리 카드회원, 가맹점, 카드회사라는 3 당사자가 거래에 참여하는 특수성이 있지만 시장가격을 규제하면 소비자후생을 감소시킬 가능성과 함께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은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항이다.


물론 가맹점수수료 문제와 관련해 가맹점이나 카드사의 공동담합행위가 있는 경우에는 공정거래차원에서의 규제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그 외에 수수료의 결정과정이나 구체적 수준에 대해 정부 등 제3자가 개입하거나 규제하는 것은 최고 가격제 이론의 경우처럼 좋은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일임에도 좋지 않은 결과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가맹점수수료의 인하는 카드사가 가맹점수수료 수입의 감소를 전가하는 방법으로 회원수수료 등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 결국 더 많은 소비자의 편익이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 취지가 좋다고 결과까지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의도와 다르게 나쁜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래서 사람들이 경제는 어렵다고들 하나보다.






강상원 여신금융협회 조사역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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