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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재판', 주변인물들 잇따라 증인출석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성정은 기자]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에게서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임명되도록 힘을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 재판에 곽 전 사장을 제외한 관련인들이 속속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형두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곽 전 사장이 대한통운 사장일 때 이 회사 서울지사장으로 재직한 황모씨를 증인으로 불렀다. 황씨는 검찰 조사에서 '곽 전 사장 심부름으로 그가 한 전 총리에게 선물할 골프용품 대금을 직접 가져다줬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는 "2002년 곽 전 사장이 전화로 '귀한 분에게 선물할 게 있으니 돈을 준비해서 서울의 한 골프용품점으로 가져오라'고 해 2000만원을 가져다줬다"고 증언했다.


또 "용품점 출입문 앞에서 곽 전 사장에게 돈을 준 뒤 인사하고 회사로 돌아갔다"면서 "한 전 총리(당시 여성부 장관)에게 선물할 것이란 사실은 용품점에 가서 곽 전 사장에게 듣고 알았다"고 밝혔다.

이어 "곽 전 사장이 골프용품을 용품점에 놔뒀다가 한 전 총리와 점심을 먹고 다시 와서 가져갈 거라고 했다"면서 "실제로 점심을 같이 먹었는지, 한 전 총리가 골프용품을 받아갔는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에는 박남춘 전 청와대 인사수석이 증인으로 법정에 나왔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 곽 전 사장이 옛 산업자원부로부터 석탄공사 사장 1순위 후보로 지명됐을 때 청와대 인사수석으로 일했다.


박 전 수석은 "당시 국무총리는 정부 산하기관장 임명 과정에 전혀 관여할 수 없었다"면서 "한 전 총리가 저를 통해 곽 전 사장 등 특정 인사를 추천한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인사추천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인사 관련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했고, 재임 중 이 원칙을 지키셨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물류회사 대표였던 곽 전 사장이 석탄공사 사장 후보 세 명 가운데 1순위로 지목된 배경에 관해서도 진술했다. 그는 "당시 공기업 인사 방침이 공기업 사장 자리에 민간기업 CEO 출신의 유능한 인사를 모시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이수호 전 LG상사 부회장이 한국가스공사 사장 자리에 앉았고 이재희 전 유니레버 회장이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표에 선임됐다. 황두열 전 SK 부회장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됐다"면서 "당시엔 전반적인 흐름이 이와 같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곽 전 사장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대한통운을 회생시켜 뉴스가 되기도 했다"면서 "그래서 주무 부처인 산자부가 그를 1순위로 추천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했다.


곽 전 사장이 석탄공사 사장 자리에서 탈락한 뒤 남동발전 사장이 된 것에 관해선 "비일비재한 건 아니었지만, 특정 공기업 사장 1순위 후보자가 탈락하면 그를 다른 기관 사장 자리로 합당하게 배려하는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또 "당시 석탄공사는 적자회사였다. 석탄공사가 강원도에 사업장이 많았는데, 이들 사업장 일부를 폐쇄하는 일을 처리하려면 해당 지역 출신 인사가 사장이 돼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고, 3순위 후보였던 김원창 전 정선군수가 적합하다는 게 인사위 의견이었다"고 곽 전 사장 탈락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5일에는 돈이 오갔다는 총리 공관 오찬에 동석한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역시 증인 신분으로 법원에 다녀갔다.


그는 "오찬 때 한 전 총리가 청탁 취지에 관해 얘기하는 것을 직접 보지 못 했다"면서 "청탁한 바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곽 전 사장이 한 전 총리에게 둘만 있기를 청하는 걸 본 일이 없다"며 "누군가가 (식사 끝나고 현관으로 나갈 때)쳐진 기억은 없다"고 증언했다.


이어 "곽 전 사장이 대한통운 사장에서 물러난 뒤 취직 자리에 연연하는 것으로 느끼지 못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곽 전 사장은 앞선 공판에서 "식사가 끝난 뒤 내가 앉았던 의자에 돈 봉투를 얹어뒀고, 한 전 총리가 봉투를 챙기는 걸 보진 못 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 전 총리는 2006년 12월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곽 전 사장으로부터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정세균 당시 산자부 장관에게 힘을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기소됐다. 곽 전 사장은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함께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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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성정은 기자 je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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