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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데뷔일기]포커즈 이유①②에서 이어집니다.
[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이게 노래냐. 어디 가서 아버지 망신시키지 말고 당장 그만둬라. 절대로 노래하지 마라. 알겠냐!"
아버지 설운도의 추상같은 호령에 '포커즈(F.cuz)' 이유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아무리 연습해도 노래가 마음먹은대로 늘진 않았지만 이 정도로 혹독한 평가를 받을 줄은 몰랐다.
하지만 3년 만에 이유는 상황을 반전시킨다. 미국으로 건너가 독학을 하다시피 닥치는대로 음악을 공부했고 결국 아버지에게 만족스러운 칭찬을 들은 것이다. 흑인 친구들과 다니며 마치 공기를 마시듯 생활처럼, 생명처럼 음악을 빨아들였다. 홈스테이 주인의 차 안에 틀어박혀 목청껏 노래도 부르고 직접 작곡한 곡을 개인 홈페이지에 올려보기도 했다.
그리고 3년만에 귀국한 이유는 곧바로 아버지에게 달려가 그동안 자신이 작곡한 곡들을 불렀다. 눈을 감고 듣던 아버지는 노래가 다 끝난 후 조용히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그 때 아버지가 그러시더라고요. "됐다. 많이 노력했구나." 아버지가 처음으로 저를 인정하신 순간이었죠. 정말 지금 당장 가수가 된 것처럼 너무 기뻤어요."
하지만 또다른 난관이 있었다. 기획사에서 연습생으로 있던 중 '소문난 문제아'로 낙인찍힌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 잠깐 모습을 비친 후 순식간에 인터넷 검색어 1위에 오르고 사람들이 알아보기 시작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거만함이 생겼다. 그의 미니홈피에 10만명이 몰리고 집 앞에는 늘 선물을 든 여학생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그냥 놀기만 했어요. 난 최고인데, 이렇게 많은 팬들이 있는데 왜 굳이 힘들게 연습하나 생각했죠. 또 처음으로 하는 단체생활이 너무 힘들었어요. 다른 사람에게 맞춰 주거나 양보하는 법도 몰랐죠."
그의 자만과 게으름은 결국 '퇴출'로 이어졌다. '설운도 얼짱 아들' 이유는 다른 기획사와 기자들 사이에서 문제아로 소문이 났다. 그 후 무서운 속도로 대중의 인지도가 떨어졌고 그제서야 인기란 물거품이라는 걸 몸소 깨우쳤다. 결국 다시 가수의 길을 걷기로 결정한 이유는 지금의 기획사에 오디션을 보고 들어가게 된다.
"방송국 대기실에 있으면 수많은 가수들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걸 보게 돼요. 그런 걸 보면 더욱 겸손해지죠. 그런 의미에서 30년간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는 아버지가 부럽고 존경스러워요. 제 꿈이요? 노인이 돼서 지팡이 짚으신 우리 아버지랑 한 무대에서 같이 노래하는 거요. 마치 동반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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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자 기자 anju10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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