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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부의 헛발질?…'오락가락' 곽영욱 진술

'한명숙 재판'서 곽영욱 진술
"한 전 총리가 돈 챙겼는지는 모른다"…5만 달러 행방 묘연
'진술의존' 기소…검찰 '당혹'
'강압수사', '표적수사' 논란만 가중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성정은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권오성)가 당황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돈을 건넸다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한 전 총리가 돈을 챙겼는지는 모른다"고 진술하면서 5만 달러 행방이 묘연해졌기 때문이다.

곽 전 사장 진술을 믿고 한 전 총리를 기소한 검찰로서는 난처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강압수사'를 의심케 하는 증언까지 나와 검찰의 당혹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 전 총리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곽 전 사장은 "총리 공관 오찬 때 돈 봉투를 내 식탁 의자에 두고 나왔다. 놓기 전에 한 전 총리에게 따로 보여주진 않았다"면서 "한 전 총리가 현관까지 따라나왔고, 누군가가 돈을 가져갔는지는 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한 전 총리가 "내가 집어서 가져갔다"고 진술할 가능성은 '제로'다. 5만 달러가 말 그대로 자취를 감춘 셈이다.

검찰의 이번 수사는 철저하게 곽 전 사장 진술에 의존해 진행됐고 곽 전 사장은 검찰 조사 때 '한 전 총리에게 직접 돈을 건넸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사장 진술의 신빙성이 재판의 핵심인 만큼, 그의 진술이 오락가락하면 검찰도 도리가 없다.


곽 전 사장이 '검사가 무서웠다'ㆍ'정치인 이름을 대라고 했다'는 식의 진술을 쏟아내면서 '표적수사'ㆍ'강압수사'ㆍ'흠집내기 수사'라는 논란까지 불거질 태세다.


곽 전 사장은 법정에서 "검사가 (정치자금을 댄)정치인을 불라고 해서 불었다. 그런데 그게 시효가 지났다고 했다"면서 "검사님이 무서워서 한 전 총리에게 돈을 줬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검사에게)'우리나라 큰 정치인에게 돈을 줬다고 하면 되느냐'고 했고, 몸이 아프고 죽게 생겨서 말했다. 살기 위해 진술했다"고 털어놨다. 조사 때 검사 태도가 어땠느냐는 재판부 질문에는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그 때는 호랑이보다 무서웠다"고 답했다.


법원 관계자는 "주고받았다는 돈이 현금이어서 다른 증거가 없을 경우 돈을 건넸다는 사람의 진술이 절대적"이라면서 "이번 사건에서는 곽 전 사장 진술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 조사 때의 상황도 재판부가 진술의 임의성이나 신빙성을 판단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한 전 총리는 2006년 12월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곽 전 사장으로부터 대한석탄공사 사장으로 임명될 수 있도록 정세균 당시 산자부 장관에게 힘을 써달라는 부탁과 함께 5만 달러를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권오성)에 의해 불구속 기소됐다. 곽 전 사장은 뇌물을 건넨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함께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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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성정은 기자 je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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