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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성적표와 진짜 실력

소매업체 실적개선은 지속..주택경기 등에 주목해야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학창시절 시험을 보고 나면 어디선가 이런 변명은 꼭 들려온다. "답을 밀려쓰는 바람에..."


다 아는 문제지만 정답을 밀려쓴 탓에 성적이 엉망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선생님들은 이런 학생들에게 답을 쓰는 것 역시 실력이라며 냉정하게 말하지만, 어떤 학생들은 그게 원통하고 분한지 울음을 터뜨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물론 성적이 안나와 핑계거리를 찾은 경우도 있을테지만, 실제로 답을 밀려쓴 것이라면 학생 입장에서는 충분히 억울할 만 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실력이 100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성적표 상에서는 50으로만 나와있고, 부모님이나 선생님, 친구들은 성적표만 보고 내 실력을 평가하니 어디가서 항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다음 시험을 노리는 수 밖에 없다.


다음 시험에서 답을 제대로 체크한다면 제대로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간의 평가절하됐던 자신의 실력도 제대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월가에서 설전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신뢰지수가 문제가 됐다.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46을 기록해 전월(56.5)대비 10포인트 급락했다. 당초 예상치(55)에도 훨씬 못미치는 부진한 수치다.


미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분야에서 도무지 회복 기미가 나타나지 않자 투자자들은 걱정에 빠지기 시작했다. 일부에서는 곰과 황소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곰이 한 발을 치켜들었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런데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 있다. 중요한 것은 시장이 가지고 있는 진짜 체력이 누가 더 강하냐는 문제지, 단순히 성적표 상에서의 실력이 어떠냐는 것이 아니다.


지난 밤에는 곰이 황소보다 조금 더 강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황소는 답을 밀려썼을 뿐 내공은 황소가 더 강한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이는 소매업체들의 실적이 증명하고 있다. 메이시스가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노드스트롬의 4분기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소비자들은 실제로 지갑을 열고 있다는 뜻이고, 이는 소비 여건이 점차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소비자신뢰지수를 맹점을 지적하며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매월 전미지역 5000가구를 대상으로 서베이를 통해 소비자의 체감경기를 지수로 나타내는 것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향후 6개월 후의 소득이나 고용 등 정확하게 평가할만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아 실제 소비지출 추이와 소비자신뢰지수가 다른 흐름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게다가 자신이 계획하고 있는 미래의 소비와 실제 소비지출이 항상 같을 수는 없는 만큼 변동성 및 오차가 매우 큰 지표로도 일컬어진다.


많은 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신뢰지수의 부진을 이유로 주가가 하락세를 보였다는 것은 경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오히려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가 전월대비 0.3% 증가한 것을 주목할 만 하다. 7개월 연속 상승한 것이며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치도 상회했다.


이날 의회증언에 나서는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 경기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경우 소비자신뢰지수의 부진보다는 주택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 투자자들이 주목할 가능성도 높다.


특히 전날 다우지수가 하락세를 보였지만 90일 이동평균선을 사수했다는 점에서 시장은 여전히 기대감을 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성적표가 아니라 실력이다. 일시적인 악재에 흔들렸지만 여전히 강한 내공을 가지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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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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