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번호 16자리를 눌러주십시오." 신용카드사 콜센터로 문의 시 종종 들을 수 있는 ARS안내 목소리이다. 카드사별로 안내멘트는 조금씩 다를 수도 있겠지만 카드사로 전화 걸어본 사람이면 대부분 ARS안내를 통한 신용카드번호 입력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번호입력 시 신용카드를 꺼내 보면서 하나하나 전화버튼을 누르곤 한다. 아마도 본인의 주민번호나 휴대폰 번호를 누를 때처럼 보지 않고 바로 입력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는 신용카드번호의 숫자가 외우기에는 다소 많고 무규칙적인 숫자들의 나열로 보여 굳이 기억하려하지 않기 때문인데 알고 보면 이 의미 없어 보이는 숫자들에 재미있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신용카드번호는 카드 앞면 중간부분에 위치하며 4자리씩 총 16자리의 숫자조합으로 이뤄지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카드는 15자리, 다이너스카드는 14자리로 돼 있다.
이 중 앞 6자리 숫자를 BIN(Bank Identification Number)이라 해 카드발급기관을 식별하는데 사용된다. BIN은 카드종류, 국가코드, 발급사 코드로 조합돼 있다. 이 번호를 보고 어느 회사 카드인지, 일반ㆍ골드ㆍ플래티늄카드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신용카드의 첫 시작번호는 3, 4, 5, 6, 9로 시작되는데 앞 두 자리가 36으로 시작되는 카드는 다이너스카드이며, 37로 시작되는 카드는 아멕스카드이다. 비자에서 발급되는 카드는 4로 시작하며 5는 마스터 카드, 6은 중국 은련카드의 시작번호이다. 9는 국내에서만 이용되는 카드의 시작 번호이다. BIN번호 다음 7번째 숫자부터 마지막 전 번호인 15번째 숫자까지는 카드사에서 각 회원에게 부연한 카드발급 일련번호이며, 마지막 자리는 체크번호로 카드 번호의 위조 및 오류를 방지하기 위한 검증번호이다.
숫자는 카드 앞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카드 뒷면을 보면 검은색의 마그네틱선이 있고 그 아래 서명란을 보면 작은 번호가 보인다. 이 숫자는 대개 카드번호 16자리 또는 카드번호 마지막 4자리와 3자리의 숫자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끝의 3자리 숫자를 CVV(card verification value) 또는 CVC(card verification code)라고 한다.
인터넷 홈쇼핑 등 온라인 결제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 번호를 입력해 본 경험이 있을 텐데 이처럼 인터넷 등에서 상품구매 시 카드 없이 카드번호만 가지고 부정사용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사용자가 신용카드를 소지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보조수단으로 활용된다.
한 개의 카드에는 2개의 CVV 값이 있는데 서명란에 CVV2라 해서 하나가 있고 나머지 다른 CVV는 마크네틱선 안에 기록돼 있으며, 카드의 위ㆍ변조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이야기가 나온 김에 마그네틱선 내부에 대해서도 살짝 짚고 넘어가자. 마그네틱선 안에는 카드번호, 유효기간, 회원정보, 그리고 개별 고객관리를 위한 카드사의 관리정보가 기록된다. 마그네틱선은 3개의 트랙으로 구분돼 있는데 각 트랙에는 규정된 용량이 있으며, 트랙별로 사용되는 용도는 다르다.
첫 번째 트랙의 용량은 76바이트로 일반 신용카드 업무와 상관없이 개별 백화점 등에서 발급하는 카드를 읽는데 사용되는 트랙이다. 카드결제, 현금서비스 이용 등 신용카드를 이용하는데 필요한 트랙은 두 번째 트랙이며 3개 트랙 중 용량이 가장 적은 37바이트다. 직불카드 또한 이 트랙에서 읽게 된다. 마지막 세 번째 트랙은 은행계좌 관련된 업무를 이용하는데 사용되며 가장 큰 107바이트의 용량을 차지한다. 통장 현금 입출금카드로 겸용해 사용하는 신용카드의 경우는 두 번째와 세 번째 트랙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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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카드의 위ㆍ변조를 방지하기 위해 마그네틱선 안에 기록된 CVV는 기록전체를 복제하는 스키밍(SKIMMING) 행위가 일반화됨에 따라 지금은 그 의미가 많이 축소됐다. 이에 따라 데이터의 저장규모가 크고 보다 안전한 신용카드 거래가 가능한 장점을 지니고 있는 칩 기반의 IC카드의 발급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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