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지난 2006년 마이애미 비치에 위치한 작은 콘도미니엄을 구입했던 벤자민 쿠엘먼 씨. 소위 '상투'에 구입했다가 떠안은 손실을 생각하면 밤잠을 이루기 힘들다.
콘도미니엄을 매입 가격에 팔려면 2025년에나 가능할 법하다. 아니면 2040년이 될 지도 모른다. 쿠엘먼 씨는 "바보가 된 것 같다"며 "그냥 디폴트(채무불이행) 되도록 내버려두고 다른 곳을 임대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집값이 대출 원금 대비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질 경우 원리금 상환 의지를 완전히 상실하고 반 의도적으로 디폴트를 택하는 이들이 속출하게 마련. 3일 뉴욕타임스(NYT)지는 최근 조사 자료를 인용해 그 심리적 지지선이 75%라고 보도했다. 즉 집값이 대출금의 75% 이하인 '깡통 주택'이 되면 돈을 갚을 상황이 돼도 집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난다는 얘기다.
현재 미국에는 이 같은 상황에 처한 주택 소유자들이 수백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집값이 반등하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주택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오바마 행정부가 풀어야 할 상당한 난제라는 지적이다.
2006년 중반 주택시장의 붕괴 기미가 감지되기 시작했을 무렵만 해도 깡통주택의 비중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2009년 3분기를 기준으로 집값이 대출금의 75% 이하인 주택 소유자가 450만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6월이면 510만명으로 불어나 전체 모기지 대출자의 1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깡통주택의 증가는 채무상환 포기로 이어져 가뜩이나 취약한 부동산 시장에 또 다른 악재가 될 전망이다. 퍼스트 아메리칸의 샘 하터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거의 한계점에 다다랐다"며 "부동산에 대한 주택 매수자들의 애착이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뉴욕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 단지 피터 쿠퍼브 빌리지와 스타이브샌트 타운의 집주인들은 망설임도, 양심의 가책도 없이 과감하게 채무 상환을 중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사 티시먼 스파이어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함께 투자한 이 아파트 단지는 최근 채권단의 손에 넘어갔으며, 집값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모기지 브로커인 스티브 웰시는 "작년 12월초부터 디폴트 상담을 위해 찾아온 고객이 60여명에 이른다"며 "그들은 모기지 완화 프로그램을 신청할 자격이 없기 때문에 희망도 없다"고 전했다.
채무 상환을 못해 주택 압류를 당하는 것과 돈을 아끼지 위해 의도적 디폴트를 하는 것 사이의 차이점이 명확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점점 더 많은 집주인들이 자발적 디폴트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
컨설팅 업체 올리버 와이먼은 정부 공식 자료들을 토대로 얼마나 많은 주택 소유자들이 채무 상환의 노력 없이 곧바로 디폴트로 직행하는지 그 숫자를 추산해 보았다. 신용카드 대출 등 다른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집주인들의 경우도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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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2008년 디폴트 한 집주인 중 17%, 즉 58만8000명이 의도적으로 디폴트를 선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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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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