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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글래스 스티걸법' 유럽 은행에 호재

유럽銀, 자기거래 비중 적고 사업부 옮길 가능성 있어 반사이익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현대판 글래스 스티걸 법’이라 불리는 강도 높은 은행 규제방안을 제시한 가운데, 규제책이 실행될 경우 미국 은행권이 큰 타격을 입는 반면 유럽계 금융기관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주요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이른바 '프랍 트레이딩(proprietary trading)'이라 불리는 상업은행의 자기자본투자. 상업은행이 고유 계정으로 부동산담보증권을 포함해 리스크가 높은 금융상품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을 입었고, 결국 금융위기를 초래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 은행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인용해 크레디트스위스(CS), UBS, 도이체방크, 바클레이스 등과 같은 유럽계 은행들이 백악관의 금융규제책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외국계 은행들의 자기자본투자 역시 제재 대상이긴 하지만 해외 금융기관들의 경우 사업부를 월스트리트에서 영국의 런던을 포함한 유럽 지역으로 옮겨가는 방법을 통해 이를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유럽 은행 관계자들은 수년 내로 자기자본투자 사업부를 유럽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FT는 전했다.

또 유럽 은행의 경우 전체 사업에서 자기자본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경쟁 미국 금융기관보다 낮은 편이기 때문에 규제를 받더라도 충격이 덜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전문가 집계에 따르면 대부분 유럽 은행의 전체 매출에서 순수한 자기자본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 은행은 골드만삭스가 10%에 이르는 등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영국 은행권에서 자기자본투자를 비교적 활발하게 하는 바클레이스의 경우 그 비중이 5~10%로 추산된다. 지난해 바클레이스가 JP모건체이스로부터 스타 프랍 트레이더를 거액을 주고 채용했을 때 이는 사회적으로 큰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바클레이스 측은 "전체 사업에서 자기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해명했지만 21일 유럽증시에서 바클레이스의 주가는 6% 급락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주요 50개 은행을 대상으로 한 은행세를 제안한데 이어 금융 고객 보호를 위한 독립 기관 설립을 주장하고, 자기매매 금지 방안을 제시하는 등 금융개혁의 고삐를 한층 강하게 죄고 있다.


자기매매 규제가 실행되면 은행의 막대한 수익원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규모 축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금융권의 반발이 거셀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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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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