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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전망]너무 강한 코스피

연기금 매수세 이어질 지 주목..강한 탄력 기대 어려워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너무'라는 부사는 일정한 정도를 넘어, 지나친 상태를 수식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를 테면 '너무 배가 부르다' 혹은 '너무 많이 잤다' 등은 적당한 수준을 지나쳐 오히려 부정적인 상태를 의미한다.


우리는 흔히 '너무 예쁘다' 혹은 '너무 잘했다' 등의 표현을 쓰곤 하지만, 사실 '매우 예쁘다', '정말 잘했다' 등으로 바꿔야만 올바른 표현이 된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1710선을 훌쩍 뛰어넘으며 연고점을 새로 썼다. 지난해 9월23일 이후 약 4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전고점인 1723선도 불과 10여포인트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코스피 시장은 강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 강했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하다.
주변 환경을 감안한다면 코스피 시장이 그 정도의 강한 상승탄력을 보일만한 여건이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올라섰다.

부정적인 여건 속에서도 코스피 지수의 이같이 강한 흐름이 지속된다면 '정말 강했다'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이번과 같은 흐름을 또다시 기대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코스피 지수는 미 증시의 급락 흐름을 뒤엎고 강한 상승탄력을 보여줬다. 미 주식시장은 금융주의 불안한 실적 우려감에 적지 않은 폭으로 하락했지만, 국내증시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가 강한 흐름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연기금의 강력한 매수세 덕분이다. 연기금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600억원 이상을 사들였는데 이는 지난 2008년 12월29일 이후 1년여만에 최대 규모의 매수세다.


주식시장의 소방수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는 연기금이 이번에도 나서면서 시장을 끌어올렸지만, 연기금의 이번 매수는 예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연기금에 대해 '소방수'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는 주가 급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주로 해왔기 때문이다.
연기금은 지난 2009년 최고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2008년 말부터 2009년 초 주가 급락시 주식을 대거 매수했던 결과였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가 1700선에 접어든 상황에서 증시에 발을 담근 모습은 기존의 태도와는 크게 다르다. 만일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연기금이 이같이 대규모 매수세를 보였다면 추가 매수세를 기대하며 주식시장 역시 강한 상승탄력을 보일 수 있었겠지만, 이미 주가가 오른 상태에서 대규모 매수에 나선 만큼 추가적인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


시장이 순환매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순환매 양상을 보인다는 것은 높아진 밸류에이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좋은 현상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강한 상승탄력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뜻도 된다.


지수가 강한 상승세를 보일 때에는 시장 영향력이 큰 업종, 이를 테면 IT나 자동차주 등이 강세를 보이면서 전체 시장을 이끄는 모습이 나타났지만, 현재의 경우 순환매 양상이 보이는 만큼 시장 역시 강한 상승탄력을 보이기보다는 완만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실적 모멘텀이 무엇보다 중요한 현 시점에서 IT나 자동차의 경우 실적 모멘텀 둔화가 우려되고 있고, 이미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밸류에이션도 상당한 수준으로 높아진 만큼 강한 상승탄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각종 변수가 등장하면서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워진 만큼 종목 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물론 종목별 접근시에는 실적 개선여부 및 가격 메리트, 수급 여건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겠다.




[성공투자 파트너] -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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