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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석채호 출범 1주년 '기대반 우려반'

"컨버전스 변화 이끈다" 기대반 "새 비전이 안보인다" 우려반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그동안 수세적이었던 KT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다."(KT 임원)
"뭔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지만 의미 있는 성과물이 없다." (경쟁사 임원)


14일 출범 1주년을 맞은 KT 이석채호(號)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SK텔레콤이 주도해온 시장 구도를 깨고 KT가 주도권을 확보해가고 있다는 일부의 긍정적 평가와 달리 일각에서는 '비전이 없다'는 비판적인 시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석채 회장은 KT-KTF 합병 후 첫 분기 실적에서 무난한 성적표를 받았다. 통합KT는 지난 3분기(7월~9월) 총 매출이 유선전화 매출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무선 수익 증가로 전년 대비 3.9%p 증가한 4조821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통합KT출범에 따른 마케팅비 상승으로 전년 대비 11.7%p 감소한 41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4조2082억원, 영업이익은 1조4947억원을 기록했다.

장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KT의 3분기 실적은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 수준에 부합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직 4분기 실적이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영업적자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최근 60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력조정을 추진함에 따라 8700억원에 이르는 퇴직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이폰 도입에 따른 보조금 확대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는 KT가 아이폰(3GS 16GB 기준) 보조금으로 지금까지 1000억원 정도(24만대 개통 기준)를 쏟아부은 데 이어 광고 마케팅 비용으로 1000억원 정도를 추가 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분기 KT의 이동통신 마케팅비가 4000여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4분기 마케팅비는 최대 5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연간 3000억원 규모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기대하며 향후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KT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경쟁사의 한 관계자는 "이석채 회장이 KT의 구조조정에 나서고 유무선 결합상품을 적극 내놓고 있지만, 실질적인 비전 제시에까지는 이르지 못하는 것 같다"고 평가절하했다.


포화된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SK텔레콤은 IPE(산업 생산성 증대)를 내세우고 있고, LG텔레콤은 '탈 통신'을 기치로 내걸었지만 KT는 여전히 통신시장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KT 내부에서는 이석채 회장의 조직 운용 스타일에 대한 불만도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KT의 A 팀장은 "이 회장이 사업부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장제를 전격 도입했지만 핵심적인 권한은 코퍼레이트센터(CC)에 집중돼 있어 사장제 도입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B팀장은 "지나치게 정부 정책 기조와 함께 가다보니 KT의 미래 경쟁력에 문제가 없는 것인지 은근히 걱정이 된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이석채 KT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매출 20조원 시대를 열자"고 역설했다.


지난 1년간 KT-KTF 합병, 컨버전스 도입 등에 집중해온 이석채 회장은 출범 2년차를 맞는 올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조직을 다독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통합법인 출범 2주년을 맞아 매출 20조원 시대를 개막하려는 이 회장의 리더십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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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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