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미국 집에서 동계훈련 스타트, 2010년 최대 목표는 '상금왕 3연패'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올해 목표는 당연히 상금왕 3연패지요"
배상문(23)은 지난달 크리스마스가 끝나자마자 미국 댈러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바로 '몸만들기'를 위해서다. 배상문은 출국에 앞서 "호랑이해라는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뭐든지 잘 할 것 같다"고 자신감에 찬 어조로 말했다. 배상문은 이어 "경상도 사나이답게 더욱 과감하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배상문의 이번 동계훈련은 먼저 '탱크' 최경주(39ㆍ나이키골프)와 함께 시작한다는 것이 남다르다. 배상문은 "국내 시합 때 몇 차례 동반라운드를 하면서 최경주 선배와 친해지게 됐다"면서 "매번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에도 선뜻 (최경주 선배의) 집으로 초대를 했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배상문은 최경주와 열흘 정도 함께 지내며 근처 골프장에서 훈련을 시작할 계획이다. 배상문은 "(최경주 선배의) 명품 벙커샷 등 기술 샷은 물론 정상급 선수가 가져야 할 생활 자세 등을 곁에서 지켜보며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후에는 LA에 있는 데이비드레드베터골프아카데미(DLGA)나 호주로 건너가 숏게임과 퍼팅 등을 중점적으로 보완한다는 복안이다.
배상문은 지난해 단맛과 쓴맛을 동시에 느꼈다. 매경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한 배상문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이시카와 료(일본) 등 쟁쟁한 스타들이 출전한 '내셔널타이틀' 한국오픈에서는 타이틀방어에 성공했고, 이를 토대로 국내 남자 선수 최초로 시즌상금 5억원을 돌파하며 2년 연속 상금왕에도 올랐다.
배상문은 그러나 해외에서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9월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퍼시픽 파나소닉오픈 1라운드에서 10오버파 81타를 친 뒤 기권했고, 11월 바클레이스싱가포르오픈 공동 31위와 UBS홍콩오픈에서 '컷 오프', 던롭피닉스토너먼트 공동 39위 등 총체적인 부진이었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퀄리파잉(Q)스쿨에서도 42위로 부진했다.
배상문은 "일본 Q스쿨 당시에는 정말 되는 게 하나도 없었다"면서 "하지만 오히려 좋은 약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자칫 자만에 빠질 수 있는 순간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새삼 느꼈기 때문이다. 배상문은 "약점이 뭔지 잘 알고 있는 만큼 2월 말까지 혹독하게 훈련에 집중해 새로운 무기를 장착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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