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창사기념일 12월10일 대신 KT-KTF 합병일인 6월1일을 새 창사 기념일로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KT의 김모 과장은 지난 10일 'KT 창사기념일'을 맞아 가까운 근교로 가족나들이를 떠났다. 매년 창사기념일이면 특별한 이벤트를 즐겼는데 올해는 가까운 곳을 찾아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낸 것이다. 김 과장은 그러나 내년에는 12월10일이 아닌 6월1일 이벤트를 준비해야 한다. KT 창사기념일이 내년에는 6월1일로 바뀌기 때문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창사기념일을 내년부터는 KT-KTF 통합법인 출범일인 '6월1일'로 바꾸기로 방침을 정했다. 기존 창사기념일인 12월10일은 지난 1981년 12월10일 체신부(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한국전기통신공사로 분리돼 출범한 날이다.
KT 관계자는 "창사기념일을 바꾼 것은 KT-KTF 합병으로 인한 유무선 통합의 의미를 강조하고 향후 컨버전스 시대를 선도해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KT와 KTF 창사기념일(12월27일)이 서로 달라 KT 창사기념일을 유지할 경우 발생할 직원들간 위화감도 고려했다는 것이다.
올초 KT사령탑에 앉은 이석채 회장은 KT-KTF 합병을 이끈데 이어 '올레KT'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내세우는 등 KT의 안팎을 송두리째 바꿔나가고 있다. 지난 2001년 '한국전기통신공사'에서 사명을 현재의 KT로 바뀌고, 2002년 민영화 도입 시에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창사기념일을 이번에 전광석화처럼 바꾼 것은 혁신과 변화에 대한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해마다 연말에 생일상을 받았던 KT는 29세가 되는 내년에는 6월1일 사실상 '첫돌'을 맞게 되는 셈이다. KT 관계자는 "그동안 창사기념일에는 특별한 행사를 하지 않았지만 내년 6월1일에는 합병1주년을 맞아 의미있는 이벤트를 가질 예정"이라면서 "합병을 통해 유무선 컨버전스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합병KT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창사기념일 변경에 부정적인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KT의 한 관계자는 "기존 창사기념일인 12월10일은 KT가 체신부에서 시작돼 민영화를 거쳐 KT-KTF 합병까지 이어지는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창사기념일 변경은 이같은 KT역사에 대한 부정으로 비칠 수 있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KT 관계자는 "창사기념일을 바꾸는 것은 매우 중대한 사안인데 직원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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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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