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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스토어 먹튀' 논란...오픈마켓 발목잡나

'CGV타임' 환불 소동...유사 피해 사례 끊이지 않아

[아시아경제 이정일 기자]
자칭 '아이폰 매니아'인 김모씨는 얼마 전 애플 앱스토어에서 영화 정보를 제공해주는 'CGV타임' 애플리케이션을 0.99달러에 구매했다. 하지만 불과 며칠 만에 이 애플리케이션은 에러를 일으키며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다. 김씨는 결국 애플측에 강력히 항의해 0.99달러를 되돌려받기는 했지만 씁쓸한 뒷맛을 지울 수는 없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커뮤니티 사이트 '클리앙'에는 'CGV타임'을 구매한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먹튀(돈만 받아 챙긴다는 뜻)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CGV타임은 CGV극장 정보를 제공하는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이다.

지난 12일 클리앙 아이디 '김영환'씨가 "CGV타임이 작동이 안된다"는 글을 올린 이후 유사 피해사례가 끊이지 않고 올라오고 있다. 일부 피해자들은 애플에 환불을 요청해 놓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코리아측은 "앱스토어에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애플은 전액 환불 조치를 해준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는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누구나 판매ㆍ구매하는 오픈마켓이다. 판매 비용중 개발자가 70%, 애플이 30%를 가져간다. 애플은 개발자들에게 한달 단위로 정산해주므로 혹시 문제가 생기면 개발비 지급을 중단할 수도 있다.

문제의 'CGV타임'은 개발자가 CGV측과 사전 협의없이 개발한 것으로, CGV측이 정보를 차단하자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앱스토어 애플리케이션 개발 전문회사인 드림나루의 김학준 대표는 "오픈마켓은 개발자들의 진입장벽이 낮아 부적격자가 양산될 소지가 크다"면서 "책임 의식 결여는 '개방'이라는 가치를 추구하는 오픈마켓의 발목을 잡는 골칫덩이"라고 지적했다.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서울버스'도 서비스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서울시에서 운행되는 버스의 출발ㆍ도착 시간 등을 알려주는 이 애플리케이션도 서울시와 사전 협의 없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정보 제공을 차단할 방침이어서 이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한 사용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에 대응해 오픈한 KT '쇼앱스토어'와 SK텔레콤 '티스토어'도 먹튀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는 매한가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개발자들이 애플리케이션을 등록할 때 기능이나 서비스 지속 여부를 꼼꼼히 점검하지만 향후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할 문제의 소지를 원천 봉쇄하기는 어렵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지난 14일 100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티스토어'는 전체 판매량의 0.1%가 이런저런 사유로 환불된 것으로 알려졌다.


KT도 개발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3단계 검증 절차를 거치고 있지만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들이 검증 절차를 아무리 완벽하게 한다고 해도 오픈마켓의 특성상 먹튀 논란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오픈마켓이 성장하려면 판매자와 구매자간 '신뢰'도 동반 성숙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일 기자 jay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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