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전 세계 항공동맹간 회원사 유치가 치열한 가운데 아시아지역 최대 항공사인 일본항공(JAL)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직접 일본항공에 대한 금융기관의 융자 7000억 엔을 보증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3대 항공동맹 가운데 하나인 원월드 소속의 일본항공에 대해 이제껏 구애를 펼치던 또 다른 동맹 스카이팀은 한발 물러설 것으로 보인다.
7일 일본항공에 따르면 일본정부는 자금난으로 인해 일본항공의 운항이 중단돼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을 사태를 미리 막기 위해 정부가 충분한 규모의 보증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측은 이미 공적기구인 기업재생기구에 지원요청을 한 상태지만 내년 1월 이후에나 지원여부가 확실해지기 때문에 정부가 올해 제2차 보정예산안에 필요한 조치를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11월 일본 정부 투자은행이 일본항공과 약 1000억 엔 융자에 대한 계약을 맺고 보증 내용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최근 논란이 됐던 항공동맹간의 'JAL 유치전'은 한동안 잠잠해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봤다. 이전까지 자금지원을 명목으로 일본항공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했지만 일본항공이 자체적인 '갱생' 의지를 확실히 하면서 어떠한 항공동맹측의 지원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9월부터 델타항공을 포함한 스카이팀은 "일본항공에 대해 자금지원 여력이 충분하다"며 "이적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다녔다. 기존 동맹인 원월드 소속의 아메리카 에어라인 지난 3일 "총 11억 달러를 출자해 자금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전 세계 3대 항공동맹은 대한항공이 주도해 지난 2000년 만든 스카이팀과 아시아나항공ㆍ유나이티드 항공 등이 가입된 스타얼라이언스, 세계 2위 항공사인 아메리칸 에어라인과 일본항공이 소속된 원월드 등이다. 같은 동맹에 있는 항공사들간 코드쉐어가 용이하기 때문에 최근 각 동맹들은 회원사 유치경쟁에 한창이었다.
지난 10월에는 미국 콘티넨탈항공, 멕시코 코파항공이 스카이팀을 탈퇴해 스타얼라이언스에 가입한 일이 있으며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항공에 대해서도 '뺏어오려는' 스카이팀과 '지키려는' 원월드 사이의 알력이 있어왔다.
향후 항공업계에서 성장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일본항공이 구축한 인프라들을 탐냈기 때문이다. 미국, 유럽 일부에서 체결될 항공자유화 협정도 유치경쟁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항공 한국지사의 한 관계자는 "일본 본사에서도 계열사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는 등 자구노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일부 상환에 대해서는 유예를 받았기 때문에 당장 자금지원을 받으면서까지 (항공동맹을)옮길 만큼 사정이 심각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일본 본사의 사장도 최근 전 직원들에게 직접 이메일을 보내 아직 확실하게 결정된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
국제 여객노선만 240개로 아시아지역 최대 항공사인 일본항공은 지난 1988년 이후 민영화 되면서 아메리칸 에어라인과 코드쉐어를 통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역시 일본을 비롯해 아시아지역을 효과적으로 파고들기 위해 일본항공과 적극 공조에 나섰던 것이다.
회사측은 "각종 소송들을 통해 해결하려고 하면 문제가 고질화될 수 있다"며 "법정관리의 일종인 재판 외 분쟁해결수속(ADR)을 통해 재무구조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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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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