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두바이 부동산 투자자들이 부동산 가격 추가 하락의 공포에 떨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낙관적인 분위기가 조성됐었으나, 두바이 국영기업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으로 다시 비관론이 득세하게 된 것이다.
3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지난 25일 이후 부동산 시장은 추가 지가 하락을 우려하는 투자자들로 술렁이고 있다.
두바이에 부동산 2개를 보유하고 있다는 한 영국인 투자자는 “이것은 악몽이다”며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일로 상황은 다시 원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몇 달 동안 두바이 부동산 시장에 회복기미가 나타났었지만 이제 어떻게 될 지 장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영국인 투자자가 200만 디르함에 매입했던 집값은 현재 140만 디르함(38만 달러)으로 떨어진 상태. 그는 부동산 시장이 3분기 들어 올해 처음으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집값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었다. 콜리어스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3분기 두바이 집값은 전년대비 7%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면서 이같은 희망은 물 건너가게 됐다. 사우드 마수드 UBS 부동산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두바이 월드 모라토리엄으로 주택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20~30% 추가하락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바이월드 구조조정으로 인한 인구유출과 자산 매각이 과잉공급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을 어둡게 할 수 있다는 것. 이미 두바이 거주용 부동산의 25%가 비어있는 상태다.
UBS도 최근 두바이 인구감소로 공급과잉 상태가 되면서 내년까지 집값이 30%는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전망이 현실이 될 경우 금융위기로 이미 고점 대비 50% 이상 폭락한 두바이 부동산 시장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콜리어스 인터내셔널의 이안 알버트 매니징 디렉터는 “3분기 부동산 가격이 올해 들어 처음 올랐지만, 한 분기 결과만으로 일반적인 결론을 내리기에는 이르다”며 “이제 은행들이 추가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CB리차드 엘리스의 니콜라스 맥린 이코노미스트는 “세이크 자이드와 같은 두바이 핵심 상업지구 내의 부동산 수요는 아직 있지만, 외곽의 경우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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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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