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전일 코스피 지수가 5일만에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1600포인트를 돌파하는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 반전하며 낙폭을 확대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장 막판 동시호가 때 옵션 만기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 프로그램 매물이 대규모 출회되며 낙폭이 더욱 확대되었음. 장중에 금통위가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했고 뚜렷한 악재가 부각되지 않았지만 연속 상승에 따른 피로감 누적으로 닷새 만에 조정에 들어갔다.
업종별로는 운수창고, 기계 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이 약세였는데 특히 보험, 운수장비, 전기전자 업종의 낙폭이 컸다. 이날 아시아 증시들도 대체로 약세 마감했다.
13일 증시 전문가들은 옵션만기 충격으로 단기적으로는 시장이 반등을 할 수는 있겠지만 두드러진 상승 모멘텀이 없어 하락 압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지지부진한 수급 상황의 급격한 개선이 또렷이 나타나지 않아 박스권에서 흐름을 이어가는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전문가들은 앞으로 당분간 방어적인 자세를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60일 이평선 회복과 함께 코스피시장이 반등 추세로 전환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이번 주 1600선의 장중 회복 후 지지에 실패하는 모습이 계속되면서 수급 개선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당분간 단기매매에 주력하며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전일 옵션만기일과 관련된 프로그램 매물이 장마감 직전 지수의 낙폭을 확대시키기는 했지만 결국 중기추세선인 20일 이동평균선의 저항을 넘어설 만큼 시장의 에너지가 회복되지 못했다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하겠다.
만기일 관련 변수의 경우 일회성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부담요인으로 자리잡는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이나 투신 등 주요 매매주체들의 수급구도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향후에도 시장의 반등시도에 계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의 달러화가 재차 약세로 돌아서면서 외국인들의 매수세도 전반적으로 되살아나는 모습이었지만 국내 외환시장에서의 환율 움직임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환율변수가 당장에 커다란 부담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지난달 정부가 1150원대에서 보여준 강도 높은 방어의지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금리인상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면서 시중금리의 하향안정세가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원화환율의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주식시장에서의 흐름 역시 1500대 중반에서 보여준 지지력은 앞으로도 유효하게 유지될 것으로 생각된다. 여전히 취약한 증시내 투자심리와 수급환경을 감안
하면 1500대 후반에서의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는 등락세 이상의 반등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거래규모가 연중최저 수준에서 맴돌고 있는 가운데 뚜렷한 매수주체가 부재하다는 점은 시장의 반등을 어렵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수가 제한적인 등락을 이어간다면 시장에 대한 접근 역시 짧게 보는 시각과 기술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의 병행이 필요하겠다. 지수 1600선 이하에서 부각되고 있는 낙폭과대주에 대한 기술적 매매를 중심으로 목표수익률을 낮춰 잡는 시장대응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 최근 시장이 해외 증시 호조에도 불구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음. 여전히 국내 증시의 모멘텀 부재가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수급측면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재차 1160원선을 하회한 가운데, 외국인이 매도세로 전환하면서 시장의 수급 모멘텀이 크게 약화되는 양상이다. 당초 프로그램 순차익잔고가 '0'수준이라는 점에서 옵션만기 당일 매수 우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오히려 마감 동시호가에서 1700억원 비차익 매물출회로 지수는 낙폭을 더하며 마감했다.
업종측면에서는 환율 하락과 함께 IT/자동차 업종의 하락이 두드러졌고, 금융업종의 하락도 지수하락을 주도. 또한 최근 강세를 보인 내수관련 섹터 및 건설/철강 업종도 직전 고점부근에서 기술적인 저항을 받으면서 주도주 부재국면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국내 증시 PER이 최근 9.8배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이지만, 환율과 유가변화가 국내 기업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시장이 뚜렷한 모멘텀 부재 국면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당분간 해외 모멘텀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주 후반 이후 발표 예정된 소비관련 기업 실적(12일 월마트)과 매크로 지표 (13일 미시간대 소비자 신뢰지수, 16일 소매판매)결과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달러캐리 트레이드의 활성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자산시장의 회복기조가 쉽게 꺾이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내적으로도 전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9개월째 동결했고 거래감소 속에 주가변동성 확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었던 옵션만기일을 넘기는 등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관망세를 자극했던 요인들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된 상황이다.
다만 경기 및 기업실적 모멘텀 둔화양상 속에 최근 원화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며 수출주들의 실적모멘텀 약화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뚜렷한 방향성을 나타내기보다는 KOSPI 60일선(1628p)과 120선(1542p) 사이의 박스권 등락을 상정한 단기 트레이딩 전략이 여전히 유리해 보인다.
최근 반등국면에서 KOSPI대비 상대수익률을 조사해본 결과 통신, 음식료, 의약, 섬유의복을 비롯해 지난 9월말 이후 조정국면에서 선전했던 업종들의 성과는 부진했으나, 증권, 운수창고, 화학 등 조정국면에서 부진했던 업종들의 성과는 좋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전형적인 반등국면에서처럼 가격논리가 수익률 차별화의 원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반등으로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메리트가 일부 희석된 만큼 가격메리트에만 의존한 반등은 제한적일 수 있어 가격메리트 외에도 다양한 변수들을 고려한 종목선택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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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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