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펀드 몰빵 70% 손실 신뢰도 '뚝'
[아시아경제 구경민 기자, 김수희 기자]
2007년 10월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하던 중심엔 미래에셋이 있었다. 외국인의 줄기찬 차익실현에도 힘찬 상승행진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국민들의 펀드가입 열풍을 등에 업은 미래에셋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당시 미래에셋은 한국 자본시장을 꽃피우게 했고,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꿈을 선사했다. 2년여가 지난 지금 미래에셋은 여전히 증시 큰손이지만 당시의 역동성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해초 이후 위세가 꺾이기 시작하더니 금융위기와 함께 인사이트펀드에 이어 반토막 펀드가 속출하면서 투자자들의 신뢰를 앗아갔다. 여기에 무분별한 시리즈 펀드 양산은 투자자들의 혼란을 부채질했다. 꿈과 희망이 좌절로 변하고 만 것이다.
미래에셋에 물린 투자자들은 집단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금융투자업계서도 미래에셋 때문에 간접투자 문화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이 최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서도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미 수조 원을 허공에 날려 놓고 사회공헌 카드로 투자자들 불만을 반전시키려는 것 아니냐며 의문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국내증시와 함께 미래에셋의 힘이 떨어진 것일까. 욱일승천하던 미래에셋은 덩치 큰 공룡으로 전락한 것일까. 2009년 11월, 미래에셋을 진단해보고 과거의 위상을 찾기 위해 어떤 변화를 꾀해야 할지 분석해본다.
#"올 여름 환매하지 말라고 해서 기다렸는데 손실이 더 커졌습니다. 도대체 운용을 어떻게 하는지… '미래에셋' 글자만 봐도 한숨이 나옵니다." (투자자 L씨)
#"미래에셋이 상승장에서 두각을 보였지만 하락장에선 위기관리 능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하락장서 속수무책으로 당하니 투자자 신뢰도 잃을 수 밖에 없었고요."(자산운용사 A사장)
$pos="L";$title="";$txt="";$size="275,89,0";$no="2009110409035618680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투자자와 금융투자업계가 현재 한국 자본시장의 대표주자인 '미래에셋'을 보는 시각이다.
미래에셋이 세계 금융위기 후 불어닥친 증시 불황에 휘청이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 연속으로 미래에셋 주식형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갔다. 이 기간 빠져나간 돈만 4조150억원이다. 특히 9월에는 1조6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같은 달 국내 전체펀드에서 빠져나간 금액 2조8000억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07년 황금알 주인공 '미래에셋'
$pos="L";$title="미래에셋 사옥 전경";$txt="";$size="200,252,0";$no="2009110408540607006_2.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미래에셋은 창립 10여년 만에 한국 자산운용 시장의 지도를 확 바꿨다. 지난 97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모태가 된 미래에셋투자자문이 자본금 20억원에서 출발한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탈바꿈하면서 규모가 80조원까지 급속도로 성장, 국내 금융산업의 기린아로 급부상했다.
외환위기(IMF) 시절에 삼투신(현투, 대투, 한투)이 몰락한 틈을 타 미래에셋은 고수익 장기 상품으로 국내 장기투자 시대를 열었다. 투자자들은 입소문을 통해 미래에셋을 접하고 미래에셋 펀드에 가입하겠다며 줄지어 기다릴 정도였다.
한 증권사 직원은 "2006~2007년 창구에 앉아 있으면 고객들이 미래에셋 펀드 이름을 외워와 물어보지도 않고 가입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2007년 10월, 코스피지수가 2000을 넘어 사상 최고치 행진을 하던 중심엔 미래에셋이 있었던 것이다.
◆2009년 11월 현재 미운오리새끼로
하지만 2여년이 지난 2009년 11월. 미래에셋 펀드로 일궈온 자산운용시장은 미래에셋의 불완전 판매 등이 불거지면서 펀드에 대한 신뢰가 급속 추락했다. 펀드 수탁고는 몇달만에 200조원대로 내려 앉았고 미래에셋 펀드를 중심으로 한 주식형 펀드에서의 자금 이탈이 지속됐다.
이 과정에서 미래에셋의 시각으로 투자하겠다던 '인사이트 펀드'는 천덕꾸러기가 됐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 몰빵한 인사이트 펀드가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 신흥시장이 노출되면서 손실이 70%에까지 이르자 투자자들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집단 소송까지 일삼겠다며 소송 움직임까지 일었으며 금감원에 민원이 빗발치면서 분쟁위원회는 미래에셋을 상대로 '인사이트 펀드' 투자자들이 제기한 분쟁조정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미래에셋은 인사이트펀드에 대해 운용상의 잘못은 없다고 강조했지만 인사이트 펀드 책임자였던 이덕청 대표를 올해 3월 인사에서 홍콩으로 인사발령 조치를 하는 등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인사이트 펀드 뿐만이 아니다. 올해 대부분 글로벌 시장이 안정화되면서 원금 회복을 했지만 아직까지 미래에셋 중국 펀드들의 대부분은 20~30%대의 손실을 보이고 있어 미래에셋의 운용능력에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무분별한 펀드양산 '펀드공화국' 오명
'펀드공화국'이란 불명예도 미래에셋이 자처했다는 지적이 많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주식형 펀드만 109개를 운용하고 있다. 이 중 대다수는 일련번호만 바꾼 시리즈펀드다. 반면 경쟁사인 삼성투신운용은 87개의 상품을 운용하고 있고 한국투신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주식형펀드 상품은 72개, 61개에 불과하다.
A 자산운용 사장은 "미래에셋이 인사이트, 디스커버리 등 시리즈 펀드를 양산해 국내 펀드시장의 질서를 흐리게 했다"며 "이름만 비슷할 뿐 운용상의 차별화가 없어 투자자들의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례로 지난 2005년에 설정된 디스커버리펀드2의 3년 수익률은 지난 29일 기준 37.78%를 기록했지만 불과 한달 뒤 설정된 디스커버리펀드3의 수익률은 30.73%였다. 반면 원조격인 디스커버리펀드1의 3년 수익률은 무려 51.02%나 됐다.
이밖에 해외시장을 개척하겠다면서 비과세 혜택에 힘입어 해외펀드를 대거 선보였지만 원금회복을 못한채 올해 안에 비과세 혜택이 종료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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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kkm@asiae.co.kr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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