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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명문 MBA도 구직난에 '눈물'

경기침체로 금융가 취업 어려워..명문MBA도 구직난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미 노동부가 이달 2일 발표한 9월 실업률은 9.8%로 26년 만에 가장 높은 기록이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줄어들 줄 모르는 실업률은 연내 두 자릿수로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상황. 높은 실업률은 미국 유수의 경영전문대학원(MBA) 졸업자도 비켜가지 않았다.


누리엘 루비니가 교수로 있는 뉴욕대 스턴스쿨을 졸업한 아담 로젠버그는 “MBA를 나와도 취업 성공과는 무관하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체념했다. 비단 로젠버그의 일만은 아니다. 수많은 MBA졸업자들이 취업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자체적으로 조사한 MBA순위에서 30위내에 드는 명문 MBA 졸업자 가운데 16.5%가 졸업 이후 3개월이 지나도록 취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에는 미취업 졸업생의 비율은 5%에 불과했다. 상위 10위권 MBA 졸업생도 미취업자가 15%에 달했다. 지난 수년간 꾸준히 오르던 연봉은 올 들어 9만6500달러(약 1억1500만원)로 지난해 9만8000달러보다 1500달러 감소했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켈로그 MBA의 록산나 호리 부학장은 “학교내에서 경기 침체를 체감하지 못했다”며 “취업난이 예상보다 심각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지금이 최악의 상황일 것”이라며 고용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 금융·컨설팅 취업문 좁아져 = MBA 졸업자들이 구직난에 시달리는 원인은 금융가의 고임금 전문직 일자리 수천 개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와튼 스쿨의 미쉘 안토니오 MBA커리어관리 담당자는 고임금 직종의 임금 연봉 뿐 아니라 보너스가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보너스는 10%, 약 5000달러 줄어들었다.


대형 투자은행들과 컨설팅 업체가 문을 닫거나 채용을 줄이면서 눈길을 돌리는 MBA졸업생도 늘어가고 있다. MBA순위 28위로 평가되는 워싱턴대 올린 MBA는 금융계로 진출한 졸업생이 지난해 28%에서 올해 14%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 금융가 아닌 새로운 길 찾아나서 = 마크 브로스토프 오린MBA커리어센터 대표는 “많은 졸업생들이 월스트리트에 일하고자 하는 꿈을 접었다”며 “다른 능력을 살려 취업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올린MBA 졸업생들의 31%는 제약업계나 바이오테크, 건강관련산업으로 진출했다. 지난해 18%이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결과다.


브로스토프는 “일부학생들은 ‘내가 왜 MBA에서 공부를 했는지 알 수 없다’며 현실을 부정하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시장 상황이 어렵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 대기시간도 길어져 = 예년의 경우 가을이 되면 금융가 취업담당자들이 졸업이전에 학생들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한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금융시장이 무너지면서 캠퍼스 취업설명회도 크게 줄어들었다.


또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스카우트 한 경우에도 취업까지 대기 시간이 크게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켈로그 MBA의 경우 다른 MBA에 비해 높은 85%의 학생이 취업 제안을 받았지만 실제 근무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대게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학생들은 늦어도 졸업 후 3개월 내로 일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스카우트 제의 이후 3개월 내에 근무를 시작하지 못하는 경우가 7%에 그쳤지만 올해에는 12%까지 올라갔다. 일자리가 부족해지면서 대기시간이 그만큼 길어진 것이다.


◆ 경기회복은 난망(難望) = 비즈니스 위크지는 올해 분위기로 봐서는 2010년에 당장 경기회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브로스토프는 고용회복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면서 졸업자들이 구직을 포기하고, 다른 방향으로 진로를 고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부는 새로운 분야에서 일을 찾고, 다른 나라에 여행을 떠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 일부는 시간이 걸려도 자신의 진로를 고집하는 경우도 있다. 뉴욕대의 로젠버그는 “한두 해 사이에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원하는 일을 갖고 싶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MBA는 미국 내 고용 상황이 열악한 상황에서 금융가만을 고집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조언하고 있다. 와튼 스쿨의 안토니오는 외국으로 취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데 있어 마음을 열어야 한다”며 “이전에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일들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라고 조언했다.

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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