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홍혜진] 요즘 서울 도곡중학교에서는 1학년 2반 ‘다람이를 부탁해’ 팀이 화제다. 다람 팀 5명의 학생은 14일 서울 방화동의 삼정초등학교를 찾았다. 황영록 양 등은 송정기 교장에게 “멸종위기 동물을 교화(校花)·교목(校木) 같은 스쿨펫으로 지정하면 어린이 친구들이 환경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 이들은 “스쿨펫 지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답을 듣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쿨펫’은 학교(school)와 애완동물(pet)의 합성어로, 학교마다 멸종위기 동물을 뽑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자는 뜻을 담고 있다. 다람 팀이 스쿨펫 캠페인을 시작한 것은 6월 말. 황양의 주도로 반 친구인 김나윤·정예지·박예리·이명진 양이 환경부의 ‘생물자원보전 청소년 리더’ 프로그램에 도전하면서부터다. 박예리 양은 “다섯 명이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멸종위기종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학교 대표 동물로 지정하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자신이 다니는 도곡중학교의 스쿨펫을 정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이명진 양은 “하늘다람쥐·저어새·수달·붉은발말똥게 사진을 전시하고, 전교생이 투표한 결과 하늘다람쥐가 선정됐다”고 말했다. 하늘다람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이다. 다람 팀은 교장 선생님을 찾아가 스쿨펫 지정을 허락받았다. 팀 이름의 ‘다람이’는 하늘다람쥐에서 따온 것이다. 이들은 전국 70여 곳의 초·중학교에 e-메일을 보내 스쿨펫을 홍보했다. 가까운 어린이집을 찾아가 창작 연극 ‘하늘다람쥐 쭈쭈의 모험’을 공연하기도 했다. 다람 팀의 활동 덕분에 서울 운현초등학교는 반달가슴곰을 스쿨펫으로 지정했고, 경기도 평택 계성초등학교는 늑대를 선택했다. 녹색구매세계대회에서 어린이 환경운동가인 조너선 리와 만나 세계유소년환경연대(ICEY)의 한국 활동을 맡기로 약속했다. 다람 팀은 환경부의 ‘제4기 생물자원보전 청소년 리더’의 우수팀으로 선정돼 31일 장려상을 받는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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