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국내 대표적인 '강성 노조'로 분류되는 기아자동차 노조에도 변화의 기류가 뚜렷해지고 있다.
금속노조 산하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 노조가 실용노선을 걷는 새 집행부를 출범시킨데 이어 기아차도 금속노조 탈퇴를 공약으로 내 건 후보가 결선투표에 올라가는 등 조합원의 달라진 표심이 반영됐다.
28일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에 따르면 지난 27일 실시된 제21대 지부장 등 임원선거 1차투표에서 강성파인 '금속의 힘' 김성락 후보가 8085표로서 28.7%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으나 과반 득표에 실패했다. 2위에는 6347표(22.5%)의 실용노선 '전민투(전조합원과 함께 고용복지 희망을 여는 민주노동자 투쟁위원회)' 박홍귀 후보가 올랐다.
3위는 강성파인 '전노회(자주민주 통일과 노동해방의 길로 전진하는 노동자회)' 김상구 후보가, 4위는 강성파인 '기노회(기아차 민주노동자회)' 김권호 후보가 각각 차지했다. 금속노조 탈퇴를 공약으로 내세운 무소속 가태희 후보는 5위를 기록했다.
노동계에서는 기아차지부에서 반 강성노조 내건 후보의 선전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박 후보는 현대차 이경훈 신임 지부장과 입장을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질 만큼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가운데 대표적인 실용 중도 노선파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지역지부 전환 반대와 투쟁적 노사관계 청산 등 중도 실용주의 공약을 내걸고 있다. 특히 공약을 통해 금속노조의 지역지부 전환에 반대하며 규약이 개정되지 않을 경우 금속노조 탈퇴를 총회에 붙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기아차 조합원들이 19년 연속 파업이라는 투쟁적인 노사관계를 청산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해 접점을 모색해보겠다는 의지를 표심에 담은 것"이라며 "역시 실용노선을 표방했던 가태희 후보와의 표가 나뉘지 않는 결선투표에서 1위에 올라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결선투표는 오는 11월 3일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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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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