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3분기 중국 경제가 1년 만에 가장 높은 8.9%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는 인위적 경기부양책에 의한 것으로, 지난해 3분기 경제가 크게 위축된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지적과 중국이 금리 인상을 향해 한 반짝 나아갔다는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22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분기 중국 경제의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9%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4분기 10%대 성장을 달성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수출 아닌 대출·인프라 투자가 성장 견인 = 중국 경제의 성장세를 이끈 것은 수출이 아닌 은행 대출과 인프라 투자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무디스 이코노미의 얼레이스터 찬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경기회복은 수출이 아닌 은행대출과 인프라 투자를 기반으로 한다”며 “수출은 여전히 취약한 편이기 때문에 중국정부는 당분간 경기부양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9월 중국 경제는 7.7% 성장했는데 이는 수출이 아닌 대부분 국내수요로 인한 것이다. 가계지출을 비롯한 소비가 전체 성장세 가운데 4%포인트를 차지하고, 투자가 전체의 7.3%포인트를 차지한 것. 반면 상품과 서비스의 순수출은 감소세를 기록하면서 오히려 3.6%를 깎아먹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금융위기 직전이었던 2007년 무역이 GDP성장에 2.7% 기여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 경기침체로 중국제품에 대한 해외수요가 감소하면서 중국 경제의 무게중심이 내수로 한 걸음 이동했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1~9월 도시 고정자산 투자가 전년동기 대비 33.3% 증가하고 9월 소매판매가 15.5% 늘어난데 반해, 수출입은 지난해 동기대비 10.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와 은행대출이 늘어난 것이 정부 주도 586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 효과 덕분이라는 점은 3분기 GDP 성장세가 인위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한계를 잘 설명해준다. 또 올해의 견고한 성장세가 지난해 경기침체에 따른 기저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 금리 인상 가능성 '고개' = 중국의 3분기 성적표가 썩 괜찮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아시아증시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그렸다. 중국경제가 출구를 향해 한 걸음 더 옮겨갔다는 전망 때문. 즉 중국 증시의 랠리와 빠른 경제성장을 가능케 했던 양적완화 정책들이 서서히 철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것이다.
중국 초상은행의 샤오 친 회장은 이날 “자산 가치 버블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 긴축으로 선회하는 것은 시급한 일”이라고 경고했다. 홍콩 소재 하몬 자산운용의 모니카 양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에 가속도를 밟아갈 수록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이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중국 국무원은 통화 정책을 인플레이션을 조절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며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긴축정책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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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경제 회복 원동력 되나 = 한편, 중국의 빠른 성장세는 글로벌 경제의 침체 탈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은 이날 9월 수출의 감소폭이 둔화됐다고 밝혔는데 여기에는 중국의 수요 증가가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마쓰다 자동차는 4~9월 동안 사상최대 9만1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가파른 성장은 3분기 3.1% 성장세(전분기 대비)를 기록한 것으로 전망되는 미국 경제와 대조를 이룬다. 중국경제가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그만큼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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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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