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아파트 가격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 오던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안전진단실시가 확정돼 재건축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는 지난 13일 전문가로 구성된 '안전진단 자문위원회'를 구성, 은마아파트(4424가구)에 대한 현지조사를 진행하고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지난 2003년 12월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구성된지 6년 만이다. 안전진단은 재건축 절차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으로 안전진단이 통과되면 재건축 사업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강남구는 이달안에 안전진단 용역을 발주해 안전진단을 실시, 이르면 2010년 1월 재건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잠실 주공5단지 아파트 등 그 동안 안전진단 통과에 발목이 잡혀 재건축이 표류 중이던 단지들도 잇따라 사업추진에 시동을 걸고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확대 등으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재건축 시장이 또 한번 출렁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 재건축 가능성은 = 은마아파트는 지은 지 30년 된 중층형 아파트로 그동안 재건축을 위한 예비안전진단만 3차례 받았지만 재건축은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법개정으로 안전진단 절차 등이 간소화되면서 어느 때보다 재건축사업 추진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은마아파트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 가운데 하나로 주차난과 구조적 결함 등 주거환경이 열악해 재건축이 시급한 실정"이라며 "올해 초 개정된 도정법(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대로라면 재건축사업 추진 가능성이 높아진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3종 일반주거지역인 은마아파트의 경우 현행 국토계획법상 용적률 상한이 300%지만 실제 적용 용적률은 210%로 묶여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서울시가 재건축 아파트 용적률을 법정 상한선까지 완화하다는 정부안을 수용함에 따라 용적률 210%의 제한을 받던 은마아파트 외에 잠실 주공5단지, 개포시영, 도곡동 도곡삼익 등 서울시내 23개 단지의 용적률이 300%까지 높아지게 됐다.
다만 11.3 대책 당시 국토부가 용적률 초과분에 대해 30~50%까지 보금자리 주택으로 환수하기로 해 은마아파트 등 단지의 실제 적용 용적률은 종전보다 40~70% 늘어나 최고 270%를 적용받게 될 전망이다.
이에 현재 102㎡(전용 76.79㎡) 2674가구, 112㎡(전용 84.43㎡) 1750가구로 구성된 은마아파트를 재건축 할 경우 종전보다 가구당 면적이 7~22㎡ 늘어나고 가구수도 140~460가구 증가한다.
◇ 시장 영향은 = 업계는 이번 은마아파트의 안전진단 실시로 잠실 주공5단지 등 그동안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한 재건축 예정 단지들의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져 DTI 규제 등으로 겨우 잠잠해진 재건축 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은마와 잠실 주공5단지는 강남권 재건축 가격을 주도하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안전진단 재료만으로도 대출과 무관한 여윳돈들이 중층 재건축 단지에 몰린다면 재건축 시장이 다시 출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최근 강남 재건축단지가 조정국면에 있다고는 하지만 은마아파트가 갖는 상징성으로 인해 재건축이 허용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미 주변 재건축 단지들도 오를 만큼 올라 있어 시장 가격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이미 가격이 절대적으로 많이 치솟은 상태라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있어 급상승 가능성은 낮고 오름폭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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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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