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본격적인 계절독감 백신 접종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그 자체가 원인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말하고 있으나, 우연히도 사망자 모두가 올 해 처음 생산이 시작된 국산 백신을 보건소 단체접종으로 맞았다는 사실 때문에 향후 백신 접종의 안전성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금까지 사망례를 보면 5일 86세 남성, 6일 81세 여성, 7일 81세 여성 등 80세 이상 노인이 하루에 1명 씩 사망했다.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심근경색 2건, 오한 및 근육통 등 증상이 복합된 사례 1건 등이다.
이들은 모두 고혈압, 당뇨를 앓고 있었거나 뇌경색을 앓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때문에 질병관리본부는 백신 접종 때문이라기보다, 당초 가지고 있던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 '우연히도' 겹쳤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문가들의 예측도 비슷하다. 강진한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대한감염학회 회장)는 "심근경색 등 발생 위험이 높은 사람은 오히려 백신을 더 맞으라고 권고하고 있다"며 "이 일로 인해 고령자들이 백신 접종을 기피할까 우려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특히 고령자의 경우 백신을 맞아도 될 건강상태인지 의사가 문진하는 절차가 매우 중요하다"며 "환자의 병력, 현재 상태 등을 제대로 진료하지 못하고 하루 수백 명씩 접종하는 단체접종의 문제점이 드러난 사례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본부 역시 지난 4년간 3명에 불과했던 독감백신 사망사고가 3일 만에 두 배로 증가하게 된 상황에 적지 않게 당황하는 모습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의학적 근거가 없으므로 백신의 문제니, 제품의 문제니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갑작스레 사망례가 집중된 것에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해 공급된 계절독감 백신은 총 1100만 도즈이며 이 중 해당 제약사가 공급한 것은 340만 도즈다. 전체 공급량의 1/3에 불과한 제품에서만 유독 사망례가 생긴 우연이 발생한 꼴이다.
또 일선 보건소에선 신종플루 이슈가 겹치면서 계절독감 백신에 대한 수요가 넘쳐, 노약자들이 뙤약볕에 두 세 시간을 기다려 백신을 맞는 소란이 속출하고 있다.
향후 사망자가 더 발생할 경우 국산 백신의 안전성 문제와 집단 접종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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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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