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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비상경영 1년, 노조 '통큰양보' 회사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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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삭감·무급휴가 자청 3분기 흑자전환 결실로


[아시아경제 우경희 기자]하이닉스반도체 직원들은 지난해 가을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인해 임원들은 회사를 떠났고 직원들은 무급휴가를 감수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가 자청한 비상경영 끝에 하이닉스는 3분기 흑자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노조의 통 큰 양보가 회사는 물론 한국 반도체 산업을 살린 셈이다.


기업 위기극복의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하이닉스의 비상경영이 이달로 1주년을 맞았다. 하이닉스 노조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메모리반도체 치킨게임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10월 임금 최대 35% 삭감, 무급휴가 실시, 연차소진 등을 회사에 자청했다. 공존이냐 공멸이냐의 갈림길에서 공존을 택한 것이다.

기나긴 반도체 저가경쟁이 끝나고 하이닉스는 결국 승자의 자리에 올랐다. 최근 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는 재고가 채 5일분도 되지 않는다. 공급이 달리는만큼 가격은 오른다. 지난 연말 0.66달러까지 내려갔던 DDR2램의 최근 판매가격은 1.6달러를 넘어섰고 하이닉스는 이에 힘입어 3분기 흑자전환을 자신하고 있다. 대만과 일본 반도체 업체들이 앞다퉈 감산한 탓에 당분간 공급부족이 예상돼 연말까지 시장 전망도 밝다.


하이닉스는 지난 1년을 말 그대로 알차게 보냈다. 회사는 이 기간 ▲인력구조조정 ▲원가절감 ▲자금조달의 세 가지 비상경영 내용을 착실히 수행했다. 노조의 양보에 사측은 고용 보장으로 화답해 인력 구조조정을 임원에 한정했다. 하이닉스는 평사원들은 단 한명도 감원하지 않는 대신 올해까지 총 40%에 달하는 임원을 감원했다. 내부 조직은 14본부 65담당 258팀에서 12본부 60담당 253팀으로 효율화했으며 최근에는 마케팅본부 조직도 개편했다.

'다물(多勿)프로젝트'를 가동해 생산단가 절감과 수율 향상 작업에도 돌입했다. 여건을 탓하지 않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사를 일으키겠다는 의지였다.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조달에도 주력했다. 이상의 노력을 통해 하이닉스가 확보한 자금 유동성은 총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된다. 회사는 이 재원을 바탕으로 지난해 극심한 경영난 속에서도 총 7000여억원을 R&D(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연초 하이닉스가 내놓은 차세대 메모리 44나노 DDR3 D램 신제품은 이런 전사적 노력의 산물이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양보가 일궈낸 하이닉스의 회생이 산업계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반응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극심한 노사분규로 인해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던 쌍용차는 물론 연말 임단협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현대기아차 등 노사관계의 깊은 골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기업이 적잖기 때문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진정세를 보일 내년은 국내 기업들로서는 세계 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를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시기"라며 "무조건 한쪽이 손해보는 것이 아니라 노사가 서로 양보하는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형성해야만 과실을 수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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