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자금, 목표 수익률 달성땐 분할 환매를
국내주식형-원자재-대형주 중심 비중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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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추락했던 펀드들의 수익률이 회복되면서 펀드 환매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지수가 1600에서 1700선을 오르는 과정에서 지난 2006년부터 2008년 사이 유입됐던 자금이 급속도로 유출되고 있다. 펀드 투자자들은 지금이 환매를 해야 할 시기인지 혹은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유해야 할 지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환매 왜 급증하고 있나=8일 한국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자금유출입 기준으로 주식형 펀드는 지난 9월에 약 2조6000억원, 올 들어 총 8조4000억원 정도가 빠져나갔다. 채권형에 유입된 부분, 머니마켓펀드(MMF) 등 펀드 전체로는 9월 한 달에만 18조5000억원이 펀드에서 유출됐다.
환매 강도도 거세지고 있다. 국내 주식형 기준으로 지난 5월 1조원, 7월 1조원에 이어 8월 들어 1조5000억원, 9월에 3조원 가까이 유출되는 등 증시 회복과 함께 환매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펀드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손실이 회복됐고 목표수익률에 어느 정도 부합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환매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욕심과 공포의 심리 때문에 손실에 지쳐 원금이 회복되자 얼른 펀드에서 빠져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위원도 "2007년 5월 말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약 36조원에 불과했으나 2006년 6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공모 주식형 펀드 자금순유입이 약 29조원에 달했다"면서 "당시 유입된 저가 매수 자금들이 원금 회복과 함께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아직 환매 할 때 아니다..부분 환매로 대응해야=그러나 펀드 전문가들은 지금이 환매할 시기가 아니라는 점에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펀드는 중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확실한 성과가 나타나는 만큼 급한 자금이 아니라면 심리적 안정을 찾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파트장은 "단기적으로 자금이 필요한 투자자라면 현 수준에서 자금필요시점까지 분할해서 환매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중장기 투자목적이라면 단기변동성 보다는 경기상승이라는 방향성에 초점을 둬 투자를 유지하고 시장급락 시에는 오히려 투자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도 "목표수익률에 달성했다면 부분환매도 고려할 필요가 있겠고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의미로 일부 환매 후 재투자를 결정하는 게 좋아 보인다"며 "적립식이라면 목표했던 기간까지 인내심을 갖고 유지하되 거치식과 마찬가지로 목표수익률에 어느 정도 도달했고 환매가 필요한 펀드라면 상승시 부분환매로 대응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망 펀드는 있다..포트폴리오 다시 짜라=지수가 다시 주춤거리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지만 하락장에서도 상한가 종목이 있듯 펀드에도 유망한 종목은 있게 마련. 펀드 전문가들은 여전히 국내 주식형 펀드를 가장 유망하게 내다보고 있으며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안정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자세를 유지할 것을 주문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WM리서치센터장은 "범현대그룹 펀드는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범현대그룹 펀드로 플러스 알파 전략을 노려보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투자 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은 유지하되 대안형의 비중을, 특히 원자재의 비중을 확대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박현철 연구위원은 "경기침체 상황이나 변동성 확대되는 시장 상황에서는 테마성 펀드 보다는 대형우량주에 집중투자하는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유형별로는 채권형보다는 주식형, 지역별로는 국내 주식형, 인도주식형, 브라질주식형을 톱픽으로, 대안펀드(섹터펀드)로는 원자재 섹터펀드, 스타일별로는 대형우량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상대적 우위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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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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