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대표를 향한 민주당의 '삼고초려'(三顧草廬)도 소용없었다. 손 전 대표는 당 지도부의 거듭된 10·28 수원 장안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 '러브콜'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10월 재보선 전략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거물급 인사를 투입해 수원 장안과 안산 상록을 수도권 재선거에서 '쌍끌이 승리'라는 당초 계획을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무엇보다도 섣불리 전략공천 지역을 선정한 정세균 대표 등 현 지도부의 정치력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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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전 대표는 20일 홈페이지에서 '반성이 끝나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어려울수록 정도를 가야 한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정치가 국민의 희망이 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으며 아직 나의 반성이 끝나지 않았다"며 "내 한 몸이 국회의원에 도전하고 원내에 입성하는 것이 국민의 슬픔과 분노에 대한 해답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손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에는 향후 정치 행보를 염두에 둔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수원 장안 재선거가 지난 대선 예비후보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박종희 전 한나라당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치러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의 전략공천으로 출마를 일찌감치 포기한 예비후보 이찬열 지역위원장은 손 전 대표를 따라 한나라당을 탈당했던 측근 중 하나다.
손 전 대표가 "이번 장안 선거에서 손학규가 이기면 거물이 당선되는 것이지만, 이찬열이 이기면 민주당이 승리하는 것"이라며 "스타플레이어가 혼자 깃발을 날려서 될 일이 아니라 가능성이 있는 병사를 장수로 만들어, 장수 군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이유로 풀이된다.
또한 자신의 재선거 출마가 김근태 상임고문(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전략공천과 정동영 의원의 복당 문제와 함께 거론되든 데 따른 부담감과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4월 재보선에서 서울 동작을을 버린 뒤 고향인 전주 덕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 의원과의 차별화 전략이라는 것이다. 자칫 대권을 향한 거물급 인사들과 함께 묶일 경우 칩거 생활을 끝내고 여의도 복귀라는 상징성이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손 전 대표의 불출마 선택은 당장 수원 장안과 안산 상록을 두 곳에 전략공천을 통해 재보선 승리의 쐐기를 박겠다던 민주당의 쌍끌이 전략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수원 장안의 전략공천 카드가 무산됨에 따라 인근 안산 상록을의 김 고문의 전략공천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당 핵심 관계자는 21일 "손 전 대표가 출마하지 않게 될 경우 김 고문의 전략공천도 어려울 것"이라며 "지역 예비후보자들의 반발이 여전히 거센데다 여론조사 결과도 이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핵심 관계자는 "어제 정세균 대표와 손 전 대표가 통화를 했으나 본인의 입장이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수원 장안은 지도부가 더 고민해봐야겠지만, 손 전 대표가 이찬열 위원장을 지목했던 만큼 그 부분(전략공천)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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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중 기자 d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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