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미래
에릭 오르세나 지음/ 양영란 옮김/김영사 펴냄/1만6500원
$pos="L";$title="";$txt="";$size="229,340,0";$no="2009091510302252813_5.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지구에 사는 여섯 명 가운데 하나는 물이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두 명 가운데 하나는 배수시설이 없이 살고 있다"
몇 년 전 목화를 찾아 나선 여행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 프랑스의 석학 에릭 오르세나가 이번에는 물을 찾아 떠났다.
새책 '물의 미래'는 21세기는 물의 시대라고 말한다. 이미 세계는 물 한 방울을 두고 생사가 갈리는 극렬한 위기의 현장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
지은이는 물 위기가 몰아친 현장을 탐사했다. 가뭄으로 시달리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부터 물로 인한 질병이 만연한 캘커타, 알제리 등 아프리카 북부 사막과 서부 연안, 지구 온난화로 인한 위기 앞에서 연대를 모색하는 지중해 연안 국가들, 또 세계 최대의 댐을 만들어 치수에 국가의 명운을 건 중국, 물을 통해 세계 중심국가로의 꿈을 키우는 싱가포르까지.
책은 물과 인류문명에 대한 예리한 통찰로 인류가 당면한 최대의 위기를 해쳐나갈 해법을 제시한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이러한 심각한 물 위기의 실상을 단순한 통계자료나 환경문제로 접근하는 것을 넘었다는 것.
지은이는 부족한 물과 오염된 물로 일상에서 고통받는 사람들, 물 정책 담당자와 NGO 활동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그들이 놓인 상황과 대응방법을 듣고 분석했다.
그는 치수와 관개, 하수 정화와 담수화 등에 담긴 정치, 경제, 사회, 산업적 의미까지도 놀라운 통찰력으로 짚어낸다.
예를 들어 '왜 참치초밥이 아프리카 물 부족을 초래하는가'하는 다소 엉뚱한 질문을 통해 물과 세계화의 비밀스럽고 근본적인 문제들을 역설한다.
아프리카 모리타니 인근 해역에서 고기를 잡는 영세 어부들은 일본의 어선과 경쟁에서 밀려 결국 직업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결국 아프리카의 식탁에서 생선이 자취를 감추고, 사람들은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염소나 소 같은 가축을 기르게 된다. 이 가축들은 생선과는 달리 담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물은 점점 고갈된다.
이런 발상은 물 부족 문제가 단순히 그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와 세계의 운명과 역학관계를 결정짓는 핵심 쟁점이라는 사실을 은유한다.
지은이는 또 세계의 모든 지붕에서 빙하의 경계를 측정하는 등산가와 물리학자를 접촉했다. 콜레라와 싸우는 캘커타의 의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수많은 교훈에 귀를 기울인다.
그 가운데는 아프리카 나미비아의 풍뎅이가 물 한 방울 없는 사막 한가운데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결정적 해법에 대한 것도 있다.
안개가 걷히면 풍뎅이는 바람이 부는 쪽을 향해서 버티고 선다. 그러면 수증기가 등껍질에 있는 혹 위로 밀집해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힌다. 물방울은 홈을 통해서 갈증을 느끼는 입까지 굴러떨어진다. 이에 착안해 풍뎅이의 등껍질을 재현하자, 사막에 물을 주는 공장을 만드는 일은 순식간에 진행됐다.
장대한 '물의 여행'에서 돌아온 지은이는 전 세계적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그는 물은 자연으로부터 오기 때문에 환경을 보존하는 것이야말로 수자원을 확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라는 실질적인 중요성때문에 정치적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하면서, 관계 당국이 민간기업에 물 경영권을 이양할 때는 투명성, 정직성, 민주성을 요한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만을 노리다가는 큰 폐해를 낳는다고 경고하고, 하수도 설비 등 기본적인 시설에 투자할 것을 촉구한다. 지은이는 물은 공짜라는 환상을 버리고, 물에 대한 비용을 지불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연대의식을 가지라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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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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