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버나드 메이도프의 폰지사기를 적발할 수 있는 기회를 수차례 놓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감독 당국의 조사망에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2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코츠 SEC 감시관은 “메이도프의 폰지사기와 관련한 문제 제기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감시관이 제출한 22페이지 분량의 보고서 요약본에 따르면 “믿을 만하고 세부적인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SEC는 메이도프의 거래 방식을 정확히 진단하거나 조사하지 않았다”며 “심지어는 메이도프가 폰지사기를 벌이고 있는지 여부를 가리기 위한 기본적인 과정도 밟지 않았다”고 밝혔다.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을 지낸 메이도프는 650억 달러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폰지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 6월 29일 15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SEC는 저명한 평론가 2명이 메이도프의 사업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를 간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SEC의 최악의 실수는 메이도프가 거래했다고 거짓말한 주식들이 실제로 거래됐는지 조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SEC 조사관은 메이도프에게 그의 주식거래 계좌를 물어보기까지 했으나 이를 조사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몇 달전 메이도프를 인터뷰한 낸시 파인맨은 “SEC 조사관들이 조사를 하는 대신 메이도프와 담소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한편, 코츠는 메이도프의 조카와 연인 관계인 전 SEC 직원이 메이도프 사건에 관여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미 의회도 이 보고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의회는 이를 금융감독시스템 정비를 위한 팁을 얻기 위해 이 보고서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 도드미 상원금융위원장은 "우리는 이를 잘못된 부분을 찾고, 최선을 방책을 찾기 위해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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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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