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ㆍ남북화합은 살아있는 자의 몫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이틀째인 19일 역시 시민들의 안타까움과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특히 김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좌파ㆍ우파 등 이데올로기 싸움은 이제 그만두고 고인의 뜻대로 화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실제로 이날 오전 8시30분께 연세대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김 전 대통령의 빈소를 직접 방문해 조문한 양영환씨(56ㆍ서울 중랑구)는 "누구보다 인간적이신 분이라 생각했는데 유명을 달리하셔서 너무나 안타깝다"고 눈물을 보였다.
양 씨는 "앞으로 돌아가신 분의 명복을 위해서라도 좌파니 우파니 이데올로기 싸움 따위는 더 이상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고인이 무엇을 원하시는 지는 국민 모두가 다 알 것이다. 화합하는 길이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세브란스병원 빈소를 직접 찾은 이제희씨(31ㆍ여ㆍ서울 중구)는 "직접 와서 보니 돌아가신게 실감난다. 명복을 빌어드리고 싶다"며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 오신분이었으니 살아계신 분들이 너무 많이 슬퍼하지 말고, 고인의 뜻을 이어 서로 화합하고 용서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침 식사도 거르고 조문 후 회사로 향하던 이수한씨 (27ㆍ경기 오산)는 "평소 맘속으로 무척 존경한 분인데 어제 서거 소식을 듣고 무척 놀랐다"며 "개인적으로는 국장으로 넋을 기리는 것이 좋아보인다. 그러나 고인 가족들의 의견이 중요한 만큼 그분들이 원하시는 데로 치루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완철(75) 중동중학교 교장은 "큰 별이 졌다. 민주국가를 만드는데 일등 공신이다. 그 분의 덕을 많이 봤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걱정은 남북문제"라며 "사실상 이번 정부 들어서 남북 교류가 중단됐다. 현정은 회장이 북에 다녀오면서 다시 시작될 것 같은 분위기인데 이 분위기를 이번 정부는 잘 이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모씨(35ㆍ서울 강서구)는 "김 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나니 이제야 그 분이 평소에 그토록 외쳤던 민주화와 화합ㆍ용서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됐다"며 "이제 진정한 민주화와 남북화합은 살아있는 우리의 몫"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일부 시민은 그 동안 김 전 대통령의 뜻에 대한 거론을 하지 않았던 현 정권과 정치권이 화합과 용서 등을 말하는데 대한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함성규(43ㆍ서울 광진구)씨는 "지금까지 상생.화합.용서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던 현 정권과 한나라당 등 과거 10년을 처벌하자는 측에서 갑자기 이런 말을 꺼내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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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
조해수 기자 chs900@asiae.co.kr
양재필 기자 ryanfee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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