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달간 파격 행보 잇따라..직원들 "뭔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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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호 국세청장이 종전에 없던 국세청내 파격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 국세청에 따르면 백 청장은 지난 17일 오전 을지훈련을 맞아 국세청 본청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주먹밥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당초 간부식당에 해장국이 마련돼 있었지만, 그는 "고생하는 직원들과 함께 먹자"며 발걸음을 직원식당으로 돌렸다.
지난 14일 전국세무관서장 회의에서도 파격 아닌 파격이 이어졌다.
그동안 세무관서장 회의가 열리면 청장은 회의가 끝난 후 지시사항만 하달했지만, 백 청장은 회의에 앞서 먼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모인 간부들에게 당부사항을 먼저 전했다.
회의를 끝낸후에도 백 청장은 직원들을 놀라게했다. 청장과 고위 간부들이 식사하는 헤드테이블을 놔둔채 일반 직원 옆에 불쑥 앉아 식사를 한 것.
뒤따라 오던 고위 간부들도 어쩔수없이 백 청장 주변 곳곳에 흩어져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했다.
지난 12일에는 국세청 본청내에서 일하는 청소, 경비, 운전사 등 방호직원 32명과 함께 간부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어려운 환경에 묵묵히 일해줘서 고맙다"는 격려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최근 서울시내 한 세무서를 방문했을 때에는 백 청장을 맞기위해 종전처럼 도열해있던 간부들에게 조용하게 호통을 쳤다. 그는 "앞으로는 이렇게 하지말라"는 말을 남기고 직원들이 일하고 있던 사무실을 찾아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권위주의를 벗어던진 국세청장의 모습에 직원들도 호응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이 백 청장에게 사진을 같이 찍어달라는 부탁을 하자, 그는 흔쾌히 사진모델이 되주기도 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직원이 청장에게 먼저 말을 거는 것 자체가 과거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며 "백 청장의 격의 없는 모습을 직원들이 반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같은 사례들이 2만여명에 달하는 전국 국세청 직원들에게 속속 전파되면서 백 청장에 대해 거는 기대도 점점 커지고 있다.
국세청의 한 국장은 "백 청장은 개혁이나 혁신이란 말 대신 '변화'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 말이 모두 '바뀐다'는 뜻이지만 다른 말보다 변화라는 말에는 힘이 덜 들어가있다"면서 "형식보다 내용을 중요시하는 그의 생각이 담긴 것 같다"고 밝혔다.
다른 간부는 "백 청장이 중간간부급 이상 고위직에 대해서는 매우 엄격하지만 하위직이나 일반 직원들에게는 따뜻하고 온화하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라는 말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백 청장은 세무관서장회의에서 국세청 개혁안이 외부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국세청 간부들이 반성해야 한다. 국민들이 우리를 믿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며 스스로의 변화를 강조했다.
김형균 국세청 대변인은 "백 청장 취임이후 청장 동정을 보도자료로 만들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형식을 탈피해 실용적인 부분과 조용한 변화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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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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