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5일 이후 6조원(하루평균 4100억원)의 강력한 매수세를 보인 외국인이 전 거래일 600억원 순매수에 그치는 가운데 시장은 5거래일만에 하락 마감했다.
6일 전문가들은 국내외 매크로 개선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와 2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모멘텀을 주가가 상당부문 반영한 가운데 기술적으로도 국내외 증시가 주요 저항선에 근접한 구간이라는 점에서 시장은 '추가 상승을 위한 모멘텀'을 기다리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 최근 시장의 특징은 외국인의 강한 유동성 보강과 환율 변화에 따른 업종별 순환매 양상이 가장 큰 특징이다.
환율 하락에 따른 삼성전자를 제외한 기타 IT종목의 시세탄력이 둔화되고 있고 경기 회복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소재(철강 화학)섹터를 비롯한 여타 업종으로의 빠른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단기 급락에 따른 가격메리트가 부각되면서 풍력관련주(▲현진소재 ▲평산 ▲용현BM 등)의 급반등이 눈에 띄는 양상이었다.
한편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의 상대적 약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3월 지수 상승시와는달리 매수주체가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에 국한되고 있다는 점에서 등락비율(ADR)이 강한 상승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즉 지수 상승에 따른 중소형주로의 시세 확산이 이어지지 못하고 대형주 위주의 순환매만 반복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1500선 안착에 따른 개인 투자자의 투자심리 호전과 시기적으로 2분기 실적발표가 15일까지 마감된다는 점에서 2분기 실적 우려에 따라 낙폭이 과대했던 종목과 하반기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부각될 수 있는 중소형주의 매기가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지수가 5일만에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일 미국시장 상승 마감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강도가 현저하게 약화됐고 개인과 기관도 매도세로 일관해 시장 탄력은 약화된 모습이다.
업종별로도 종목별로도 서서히 힘이 빠지는 모습이 감지됐다. 최근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보험업종이 3% 올랐지만 ▲음식료 ▲철강금속 ▲의료정밀 ▲운수장비 등의 업종은 2% 가까운 하락률을 보여 대조적이었다.
또한 삼성전자가 73만원을 돌파하였지만 현대모비스가 4% 넘게 빠지고POSCO와 LG전자가 2% 이상 떨어지는 등 종목별로도 엇갈린 움직임을 보였다.
이제부터는 그간 차익실현에 주력해 왔던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증시로 돌아올 것인가가 중요한 변수다. 지난 30일부터 외국인들은 이미 선물 매도를 강화 롱(long) 포지션에 대한 헷지를 시작했는데 이는 단기적으로 가격 부담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증거라는 것. 따라서 외국인들의 빈자리를 기관이나 개인이 메워주어야 1600선까지 무리 없이 상승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까지 별다른 신호가 없다. 개인 투자자들의 직접투자와 연관된 실질고객예탁금은 7월 말부터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을 보여주는 주식형 펀드 자금 유출입 통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소형주와 코스닥이 대형주 대비 여전히 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 때문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의 특성상 조정시 매수에 가담하는 성향이 강했고 시중 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 조정시 개인의 재매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판단한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했기에 조정이 나올 타이밍이다. 조정이 나온다면 시장은 이유를 찾기에 급급할 수 있는데 유력한 펀더멘탈 변수는 원화강세 현상이다.
원화강세를 원인으로 본다면 수출주 투자매력이 급감할 것이다. 그러나 원화강세 환경을 주목해야 한다고 본다. 글로벌 투자환경 개선이 원화강세로 반영됐다면 단기 등락에 흔들리지말고 IT와 자동차로 대표되는 수출주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
좀더 공격적인 스탠스를 고수한다면 조정 시 비중을 늘리는 대응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체크 포인트는 ▲외국인 매수전략 지속 여부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 ▲미국의 7월 고용동향 ▲중국의 추가 금융규제 여부다. 이들 변수에 따라 단기 등락이 좌우될 수 있지만 현 시점의 조정은 기술적 조정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하던 코스피 지수는 속도가 부담스러웠는지 5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렇지만 약 보름 동안 1500포인트를 넘어서며 13% 급등한 것을 생각해보면 전일 하락에 뭔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주식시장 대내외 여건들은 대체로 시장에 우호적이다.
GDP 경기선행지수 등 굵직한 경제지표들의 전월비 개선세가 두드러지면서 경기회복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며 지난해 글로벌 경제 침체의 진앙지였던 미국 주택시장에서도 일부 개선세가 나타나며 바닥 형성에 대한 희망이 움트게 됐다.
2분기 어닝 시즌을 맞아서는 말 그대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보여주며 글로벌 증시의 연중 최고점 경신을 이끌어 내었고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수는 개인과 기관 매물을 무리 없이 소화해 내고 있다.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은 단기 급등으로 기술적인 과열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지만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은 오히려 높아져 식히면 되는 차원의 부담으로 해석할 수 있어 상승기조를 훼손할 만한 우려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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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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