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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느림보마음

느림보마음
문태준 지음/마음의 숲 펴냄/1만2000원


[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손은 가장 아름다운 몸입니다. 나의 아버지도 이 손을 잘 사용하셨습니다. 1988년 겨울, 나는 대학교 입학시험을 보고 있었습니다. 시골서 아버지와 함께 올라와 시험을 치르는 날이었습니다.

시험 사흘 전부터 호되게 몸살감기를 앓고 있던 나는, 염려했던 그대로 1교시와 2교시 시험을 아주 망쳐버렸습니다. 점심시간이 돼 고사장 바깥으로 나왔더니 아버지가 도시락을 들고 서 계셨습니다.


나는 아버지를 보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습니다. 볕에 검게 그을린 농사꾼 아버지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별말씀없이 그 거칠고 두툼한 손으로 내 손을 잡아주셨습니다."(140쪽)

문태준 시인이 '물새의 깃털보다 부드러운' 산문집을 내놨다. 너무도 소소한 일들을 순순하게 써내려간 글이 읽는 이의 마음을 울린다.


새책 '느림보 마음'에서는 대상을 순수하고 아름답게 바라보는 문태준만의 독창적인 시선이 엿보인다. 그가 창조한 기막한 시적표현들이 산문에서도 그대로 담겨있다.


책은 고향의 냄새, 아버지와의 추억, 저릿한 어린 시절의 풍경을 낮은 목소리로 전하며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에 '느림보 마음'을 전한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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