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글로벌 다자외교 무대에서 녹색 리더로서의 위상을 굳힐 계획이다.
유럽 3개국을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은 현지시각 8일 오후 폴란드 방문 일정을 마치고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 도착했다. 이는 이탈리아 방문 선진 주요 8개국(G8) 확대정상회의 참석을 위한 것.
이 대통령은 9일 오후 이탈리아 중부 라퀼라에 도착, 무역관련 정상회의에 이어 17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기후변화주요국회의(MEF)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10일에는 식량안보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 자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녹색 글로벌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재확인할 방침이다. 특히 정부 차원의 온실가스 감 축목표를 발표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선도적 행동과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노력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녹색성장위원회 4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녹색성장의 길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길"이라면서 "가지 않으면 안 될 길이기 때문에 가장 앞서 가자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의 방침"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새로운 국가운영 비전을 강조해온 '저탄소 녹색성장'은 국내에서의 다소 야박한 평가와는 달리 세계 각국의 평가는 기대 이상이다. 전세계 주요국들이 한국의 녹색성장 전략을 집중 조명하고 있는 것.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G8 확대정상회의는 G20 등과 함께 무역, 에너지, 기후변화, 개발협력 등 주요 글로벌 이슈에 대한 주요한 국제 협의체"라면서 "이 대통령이 지난해 일본 도야코 회의에 이어 이번 회의에도 참석하는 것은 우리의 제고된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함께 이 대통령은 G8확대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9일 오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예방한다. 이 대통령은 이와 관련, 7일 폴란드 현지에서 가진 유로뉴스(EURO News)와의 인터뷰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분단된 대한민국과 북한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교황은 세계 범기독교계의 정신적 지도자인 만큼 의미있는 방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직 구체적인 면담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 교황의 한국방문 ▲ 김수환 추기경 선종에 따른 추기경 추가 서임 ▲ 한국 의 초기 천주교 순교자에 대한 시복시성 등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내 천주교와 로마 교황청과의 관계 발전 방안, 북한 문제 등도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대통령은 G8 확대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주요국 정상들과 연쇄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9일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갖고 양자관계 주요현안과 북핵문제에 대한 국제적 공조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10일에는 케빈 러드 호주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특히 이탈리아와의 정상회담에서는 한ㆍEU FTA 문제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로마(이탈리아)=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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