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vs 서희경 "실력도 섹시함도 내가 최고~"

상반기 나란히 상금랭킹 1, 2위 포진하며 '양강체제' 구축

유소연(왼쪽)과 서희경이 상반기 9개 대회에서 5개의 우승컵을 나눠가지며 투어를 양분했다. '섹시코드'가 그린에 몰아친 것도 화두였다. 사진=KLPGA제공

■ KLPGA투어 상반기 결산

유소연(19ㆍ하이마트)과 서희경(23ㆍ하이트)의 '양강체제'.

에쓰오일챔피언스인비테이셔널을 끝으로 상반기 9개 대회를 마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유소연이 3승, 서희경이 2승을 수확하며 상금랭킹 1, 2위에 포진해 명실상부한 '양강시대'를 열고 있다. 두 선수 이외에 최혜용(19ㆍLIG)과 안선주(22ㆍ하이마트), 이정은(21), 이현주(21) 등이 1승씩을 나눠가지며 '챔프군단'을 형성하고 있는 양상이다.

서희경과 함께 '넘버 1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김하늘(21ㆍ코오롱)은 반면 두차례의 '톱 10' 진입에 그치는 부진으로 대조를 보였다. 서희경과 함께 이혜인(24), 윤채영(22ㆍLIG) 등이 수려한 외모에 화려한 컬러까지 더하며 미니스커트 경쟁에 나서 '섹시코드'를 새로운 트렌드로 구축한 것도 올 시즌 화두였다.

▲ 유소연 vs 서희경= 올 시즌 첫번째 관심사는 단연 신지애(21ㆍ미래에셋)가 떠난 '무주공산'을 누가 가장 먼저 접수하느냐는 것이었다. 초반 분위기는 서희경의 기선제압이었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6승을 올렸던 서희경은 롯데마트여자오픈과 곧바로 이어진 '내셔널타이틀' 한국여자오픈을 연거푸 제패하며 '여왕 등극'을 기정사실화했다.

서희경은 그러나 알레르기성 비염에 발목을 잡혔다. 5월에 접어들면서 꽃가루의 영향으로 비염이 악화됐고, 이 때부터 컨디션 난조에 빠졌다.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 당시 16강전에서 탈락한 서희경은 이후 힐스테이트서경오픈에서는 공동 40위로 부진하는 등 급격한 내리막 길을 걸었다.

서희경의 부진은 유소연의 상승세로 이어졌다.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최혜용과 연장 아홉번째 홀까지 가는 '혈투' 끝에 기어코 정상에 오른 유소연은 우리투자증권레이디스에 이어 에쓰오일챔피언스인비테이셔널에서는 무려 8타 차의 열세를 뒤집어 '3승 고지'를 선점했고, 서희경을 제압하고 상금랭킹 1위까지 등극했다.

▲ 김하늘의 몰락과 '루키 돌풍'= '넘버 3' 김하늘의 갑작스런 부진도 화제가 됐다. 김하늘이 상반기 '톱 10'에 입상한 건 오리엔트차이나레이디스오픈(공동 6위)과 롯데마트여자오픈(공동 7위)이 전부. 24차례의 라운드 중 60타대 타수의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것도 두번에 불과했다. 상금랭킹도 19위(4121만원)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중국에서 변칙으로 치러진 올 시즌 개막전 오리엔트차이나레이디스오픈에서 우승한 최혜용도 올해 들어서는 아직 우승이 없다. 최혜용은 더욱이 '동갑내기 라이벌' 유소연에게 두번이나 무릎을 꿇어 아픔이 더욱 컸다. 김보경(23ㆍ던롭스릭슨)도 상금랭킹 4위의 호성적을 올리고는 있지만 준우승만 두 차례를 기록해 우승컵을 갈망하고 있다.

이에비해 이정은과 이현주 등 신선한 '루키돌풍'도 눈에 띠었다. 이정은이 김영주골프여자오픈에서 데뷔 3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고, 이현주는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 4강 진출로 가능성을 인정받더니 곧바로 힐스테이트서경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달성해 하반기 '복병'으로 떠올랐다.

▲ '섹시코드' 그린을 접수하다= 서희경이 주도한 '섹시코드'는 '흥행'의 원동력이 됐다. 174cm의 훤칠한 키에 동양적인 미모를 앞세운 서희경은 특히 미니스커트와 핫팬츠 등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섹시패션으로 필드를 뜨겁게 달궜다. 김하늘은 운동으로 다져진 늘씬한 몸매에 특유의 미소로 갤러리의 환호를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