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이인규 검사장)는 19일 한상률 전 국세청장으로부터 이메일 답변서를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한 전 청장이 보낸 이메일 답변서가 오늘 오전 6시께 도착했다"며 "A4용지 20여 페이지 분량으로 수사팀이 검토 및 분석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미국에 체류 중인 한 전 청장을 대면조사하기 위해 귀국을 종용해왔으나 난색을 보임에 따라 서면조사로 방향을 틀었고, 지난 17일 한 전 청장에게 이메일을 통해 서면질의서를 보냈다.
질의서에는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과의 통화내역 등을 토대로 한 전 청장이 조사를 중단해 달라는 청탁을 받았는지 등 20∼30개의 질문이 담겨있다.
검찰은 이날 오전부터 답변서 검토 및 분석에 들어가 새로운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거나, 지금까지 수사했던 정황과 어긋날 경우 한 전 청장을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해 하반기 국세청이 태광실업 등을 세무조사할 때 천 회장과 박 전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지방 국세청장,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대책회의를 열고 당시 한 청장에게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했다는 의혹을 수사해 왔다.
앞서 검찰은 지난 12일 김 전 중부청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으며, 17일에는 이 전 수석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이 전 수석이 대책회의 참석을 부인하고, 2003년 3월 서울고검장 퇴임 직후 박 전 회장으로부터 받은 7억원의 해명이 기존과 달라 추가로 한 차례 더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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