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점시간 놓고 갈등..2001년부터 시작된 노사충돌 아직도..
SC제일은행 노사가 또다시 영업시간 개점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제일은행의 노사갈등은 지난 2001년부터 꾸준히 잇따랐다.
외국계 은행이 국내 토착화하는 과정에서의 문제 외에도 구조조정과 임금, 스톡옵션 부여,경영전략 이견 등을 놓고 1년에 한번꼴로 노사갈등이 야기됐다. 이같은 장기간 지속된 노사갈등 등으로 행장이 바뀌거나 태업까지 치닫기도 하는 등 SC제일은행의 노사간 싸움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유일하게 영업 개점시간을 오전 9시로 바꾸지 않고 있던 SC제일은행이 영업시간을 앞당기면서 노사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영업시간 변경에 앞서 시범운영 차원에서 광화문,합정동,잠원동,도곡스위트,분당정자 등 5개 지점의 개점시간을 오전 9시로 바꿨으나 해당 지점들이 기존 개점시간인 오전 9시30분에 문을 열고 있는 것.
제일은행 노조측은 영업시간 변경이 임단협을 통한 노사합의 사항임에도 사측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물리력을 동원해 오전 9시에 문 여는 것을 막고 있는 상황이다.
제일은행은 이처럼 노사갈등이 늘 도사리고 있다. 지난 해 9월에는 명예퇴직과 관련해 노조가 데이비드 에드워즈 행장과 인사 담당 부행장을 노동청에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발하고 임원 2명에 대해서는 명퇴를 강요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 검찰에 고발키로 결정하는 등 법적공방으로 비화되기도 했다.
지난해 1월에도 249일간 치열한 농성을 2007년 임단협 합의서 및 및 노사공동선언문을 체결하면서 종료하기도 했다. 장기간의 파업 과정에서 2005년 4월부터 맡아온 존 필 메리디스 전 행장이 실적부진과 겹쳐 교체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2002년 2월 임원인사 문제로 노사가 충돌했었다.이 당시 노조는 영업부진의 책임을 물어 영업담당 임원의 교체를 꾸준히 요구했는데 로버트 코헨 행장이 공언했던 인사쇄신 약속이 지켜지지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었다. 또 지난 2001년에는 노조가 스톡옵션을 직원들에게도 나눠줘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노사갈등을 야기한 바 있다.
이처럼 제일은행의 잦은 노사갈등은 실적 악화 및 이미지 하락의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지적이다.
금융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은행이 선진 금융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글로벌 네트워크가 발달했음에도 국내에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토착화 과정에서 노사갈등에 따른 소모가 많기 때문"이라며 "특히 제일은행의 경우 선진 금융기법을 한국 스타일에 맞게 적용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 미흡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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