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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는 개인이 부리고 돈은 기관이 챙기고

코스닥 개인 순매수 상위 20종목중 시장수익률 상회 7개 불과

코스닥 지수가 이달들어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개인은 별 재미를 못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은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꾸준한 순매수를 기록하며 외국인과 기관이 쏟아내는 차익 매물을 소화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달들어 개인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산 20개 종목의 상승률을 집계한 결과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상승률보다 높았던 종목은 테라리소스, AP시스템, 슈프리마 등 3종목에 불과했다. 20개 종목 가운데 오히려 주가가 하락한 종목도 13개에 달했다.

개인이 이달들어 가장 많이 산 종목은 키움증권으로 6거래일 동안 215억34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하지만 코스닥 지수 상승세와 궤를 같이 하던 키움증권의 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였다.
지난달 말 5만5200원이었던 키움증권은 지난 12일 5만5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5.03% 상승했으나 키움증권은 1.76% 하락하며 시장수익률을 하회한 것.

개인이 194억3200만원 매수한 코오롱생명과학 역시 이달들어 2.52% 하락했으며 디지텍시스템(133억1700만원 순매수)도 3.54% 내렸다.
개인이 대규모로 사들인 종목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종목은 테라리소스로 지난달 30일 종가대비 47.69% 상승했다. 뒤를이어 AP시스템(30.53% 상승)과 슈프리마(29.03%), 네오피델리티(3.03%) 등의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맹목적으로 '사자'만을 외치고 있는 개인과 달리 순매수와 순매도를 오가고 있는 나름대로 수익률 게임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는 외국인과 기관은 양호한 수익률을 거뒀다.

특히 기관은 이달들어 평산(302억8500만원 순매수)과 현진소재(178억 5300만원), 하나투어(168억3600만원), 네오위즈게임즈(71억9600만 원), 인포피아(65억9100만원) 등을 집중 매수했다. 이들 종목의 상승율은 평산이 지난달 말 대비 22.19% 상승한 것을 비롯해 하나투어 (33.88%), 인포피아(17.01%) 등 대부분 양호했다.
기관이 순매수한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코스닥 지수 상승율을 하회한 종목은 네패스(4.93% 상승), CJ오쇼핑(-5.39%), 코오롱생명과학 (-2.52%), 셀트리온(1.29%), 동우(3.33%), GS홈쇼핑(-4.19%) 등 6개 종목에 불과했다.

결국 최근 코스닥 지수의 상승세를 개인이 주도하고 있으나 실속은 기관이 챙기고 있는 양상이다. 물론 기관의 매수로 주가가 오른다고 보면 당연하게 받아 들일 수 있겠으나 반대로 개인이 사는 종목 가운데 대부분이 기관이 차익 실현에 나선 종목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관이 차익 실현에 나선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종목의 추후 상승을 보장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 이들 종목을 개인이 지속적 으로 순매수하고 있다는 것은 최근 국내 증시의 호황으로 너도나도 직접매매에 뛰어든 개인들의 추격매수가 성행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최근 단기 급등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종목보다는 펀더멘털 대비 덜 오른 종목을 찾기 위한 개인의 노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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