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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노년의 탄생

시계아이콘01분 28초 소요

평범하게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나이가 들면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축소시킨다는데 있습니다. “이 나이에 이걸 할 수 있을까”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시작할 걸”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지면 잘할텐데” 하며 삶을 지워버립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나이 탓을 하며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머뭇거립니다. 인생을 만들어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만들 공간이 사라졌다는 생각에 슬픔이 밀려옵니다. 그러나 록펠러는 말했습니다. “스스로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는 가장 큰 거짓말임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록펠러가 누구입니까. 기업가이며 자선가로 멋진 인생을 살다 간 거인 자본가입니다. 그는 60세에 처음 골프채를 잡았습니다. 죽을 때 까지 거의 매일, 오전 10시15분이면 골프 코스에 나갔습니다. 그리고 100세에 100타를 쳐 에이지슈터(age shooter, 자신의 나이와 같은 타수를 치는 사람)가 되는 목표를 세웠지만 9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대구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이재규 박사가 쓴 <노년의 탄생>은 장수를 누리며 멋진 노년을 산, 그야말로 책 제목처럼 노년에 탄생한 거장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이 책에는 자신의 노년을 인생의 마무리가 아닌 새로운 탄생으로 일궈낸 18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죽는 날까지 열정을 갖고 삶을 살았다는 것입니다. 책에 소개된 몇몇 거장들의 얘기를 옮겨보겠습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는 죽기 닷새 전까지 펜을 들고 글을 썼습니다. 피터 드러커 연구의 권위자인 이재규 박사가 92세가 된 드러커에게 “박사님의 친구들은 대부분 은퇴하셨는데, 박사님은 언제 은퇴하시렵니까”라고 묻자 드러커는 각운을 맞추어 대답했다고 합니다. “나는 은퇴할 욕심이 없다네” (I have no desire to retire)라고.

1973년 97세를 두 달 앞두고 세상을 떠난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는 가치 있는 일에 흥미를 잃지 않고 정진 할 수 있는 것은 노화를 막는 최고의 약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자가 95세의 카잘스에게 물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첼리스트로 손꼽히는 분입니다. 그런 선생님께서 아직도 하루에 여섯시간씩 연습을 한다고 들었는데 이유가 무엇입니까?”
카잘스는 활을 내려놓고 대답했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도 연습을 통해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네.”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 루빈스타인이 카네기홀에서 한 시즌에 10회의 마라톤 연주를 가졌을 때 그는 이미 70대 노장이었으며, 마지막 리사이틀 무대에 섰을 때는 아흔 살의 노인이었습니다.


89세를 한 달 앞두고 거의 죽음에 임박한 미켈란젤로에게 의사가 휴식을 권유하자 그는 즉각 대꾸했습니다. “재촉하지 말아요. 나는 끌과 망치로 흰 대리석을 조각하는 일이 제일 좋아요. 죽으면 영원히 쉴 텐데.”


은퇴를 해도 30년을 더 살아야 하는 무서운(?)시대입니다. 여러분은 무엇으로 그 세월을 보내시겠습니다. 장수가 기쁨이 아니고 도전인 것은 우리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지기 때문입니다. 그 도전을 이기는 길은 삶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30년이란 세월은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있는 시간입니다. 세월 탓, 나이 탓 하지 말고 지금부터 하고 싶었던 것을 실행에 옮기면 어떻겠습니까.






이코노믹리뷰 강혁 편집국장 kh@ermedia.ne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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