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정부의 은행권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자본확충 방침에 따라 은행들이 자산매각에 나서고 있지만 사실상 힘든 상황으로 관측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 보도했다.
미 재무부는 최근 은행들의 재무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부문과 보유 법인, 투자 자산 및 조인트 벤처, 사업분리 및 소규모 보유 지분의 매각을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더 많은 자본을 확충해야 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보유자산 매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투자가를 찾기란 대단히 힘든 상황이다.
은행업계의 한 전문가는 "정부의 의지대로 은행권의 자산 매각 노력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새로운 인수자는 자기자본 비율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는 은행들이어야 하므로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따라서 "프리미엄을 얹어서 팔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행 자산은 일반적으로 은행예금 규모 등의 일정한 프리미엄이 붙어서 거래된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프리미엄이 없는 거래는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많은 은행들이 인수를 통해 예금 기반을 강화하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손실공제를 떠안거나 법인세가 늘어나는 것은 꺼리는 모습이다. 또 은행의 지점을 매각하는 것 역시 평가기준에 따라 정확한 가치산정이 힘들어 거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 AIG 사태 당시와 같은 정부 주도의 대규모 은행자산 헐값 매각사태가 재발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이미 자본확충을 위해 자산관리 부문을 매물로 내놓은 상황이나 그다지 큰 관심을 얻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전문가는 "정부는 시장에서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없는데도 이를 위해 자금을 지원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정부가 자산 매각을 위해 너무 주장하다 보면, 현재까지 진행해온 구조조정 작업들을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활발하지는 않지만 사모펀드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업체들은 더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금융자산에 관심있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컬럼비아 매니지먼트의 자산관리 부문이나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사업부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으나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다만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친 바 있는 피프스서드는 지난 3월 이미 사모펀드인 어드벤트 인터내셔널에 채권추심 사업부문의 지분 51%를 매각키로 했다. 피프스서드는 이를 통해 5억6100만달러의 현금을 확보해 올해 2분기 기본자본비율(티어원)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노종빈 기자 unt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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