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금융위기에 따라 하향조정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월가 대형 금융회사들의 임직원 보수가 다시 예전 '고액 연봉' 수준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뉴욕타임스(NYT)는 월가의 대형 6개 은행들이 임직원의 보수지금으로 총 360억달러를 책정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실적개선에 따라 1분기 총 47억달러를 보수지급액으로 책정했다. 이 수준이 유지된다면 1인당 평균 지급액은 56만9220달러로 지난 2007년 사상 최고치와 유사해진다.
뉴욕타임즈는 "월가는 역사적으로 고액 보수를 지급해 왔고 투자은행들은 매출의 50% 정도를 보수로 지급했다"면서도 "그러나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자금은 사업 확장이나 대출 확대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일부 주주들과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움직임을 비난하고 있다. 샌퍼드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인 브래드 힌츠는 "모건스탠리가 1분기에 보수 책정 규모를 줄였다면 주당 57센트의 대규모 손실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일부 주주들은 은행들이 수익성이 개선되면 벌어들인 이익을 배당을 통해 주주들에게 재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지난 2월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베어스턴스와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 씨티그룹, 컨트리와이드파이낸셜, 리먼브러더스, 메릴린치, 워싱턴뮤추얼등 7개 회사들은 2005년 이후 4억6400만달러의 성과급을 받은 것이 알려졌다. 특히 이들 회사는 모두 금융위기로 헐값에 매각 또는 문을 닫거나 정부 구제금융으로 목숨을 연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AIG의 경우 지난해 376억달러의 손실을 내 2004년 2분기 이후 수익을 모두 까먹었지만 마틴 설리번 전 최고경영자(CEO)는 2007년에만 1390만달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월가의 대형금융사들의 보수를 모두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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