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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른 월가 진골...'우리는 너희와 달라'

공매도후 저가에 쌍끌이 매수, 상품투자, 외환투자...손실 만회하고도 남아

위기는 '진정한' 강자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시장이 죽어라 하면 죽고, 살아라 할 때 사는 것은 일반인의 몫이다. 진정한 투자의 귀재라면 죽었다고 할 때도 살고, 살았다고 할 때는 날아야 한다.

월가도 마찬가지다. 위기를 통해 '걸러진' 옥석들은 이미 배가 불렀다.

"금융주는 끝났다"고 할 무렵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등 죽어도 살아남을 이름에 이미 투자를 완료한 상황이고, 디플레를 운운하면 상품가격 하락을 예감할 때 무섭게 시장에 잠입한 큰손들은 이미 구리, 원유, 금을 이용해 50%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흐름을 예상하기 수월한 달러, 엔, 유로, 상품통화(뉴질랜드달러, 호주달러) 투자도 했으니, 그야말로 전방위적으로 무섭게 돈을 긁어 담았다.

잃은 것이 있으면 그 이상으로 얻어내야 하는 것이 '자본시장'에서 살아남는 자들의 본성이며, 위기에서 그들의 본능에 가까운 투자감각은 더욱 빛을 발한다.

그리고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지금, 잠시 쉬어갈 여유까지 얻었다.

배부른 월가의 진짜 사냥꾼들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 M&A...더 비싸지기전에 살 것 사자

IBM과 썬 마이크로시스템의 합병이 난항을 겪고 있지만 전세계 곳곳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죽어있던 M&A 시장이 다시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뉴욕 소재 모 헤지펀드 관계자는 제약, 바이오, IT 업계에 쓸만한 M&A 물건들이 속속 출현해 헤지펀드와 PEF를 비롯한 큰손들이 이미 물밑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히면서, 그 어느때보다도 '혈안이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증시가 급격한 반등을 이뤄내긴 했으나 다우존스가 여전히 8000부근을 맴돌고 있는 현재 가격 매력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냉각됐던 신용시장이 2007년 수준으로 급속도로 회복되고 있고, 글로벌 회계기준완화 등 규제완화까지 잇따르고 있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

M&A와 함께 기존 골리앗 기업들의 신주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또한 이들에게는 기회다.

◆ 디플레가 아닌 '인플레'에 주목한다

더이상 디플레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는다. 다만 인플레에 베팅할 뿐이다.

여전히 유가가 55불 위로 고공비행을 시작하지는 않았고, 금값 900불도 붕괴된 상황이지만, 전세계에서 돈줄이 풀린 것을 확인한 만큼 더는 기다리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다만, '인플레=금' 등의 식상한 발상은 하지 않는다. 인플레를 노린 금투자로는 이미 배가 불렀다는 것이다.

지금 이들이 주목하는 것은 TIPS(Treasury Inflation-Protected Securities,물가연동채권)다.

현재 미국 주택시장 및 제조업 부문 지표가 바닥조짐을 보이고는 있으나 실업률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경제침체와 인플레에 동시에 대응하기에는 물가연동채권이 제격인데 그중에서도 금리 및 가격 매력을 감안하면 TIPS가 단연 으뜸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특히, TIPS의 발행물량이 줄어 품귀현상마저 빚어지고 있어 현재 이를 다량 보유하고 있는 헤지펀드의 시장 입김이 강하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 바닥에 대한 믿음 vs 투자기간은 짧게

월가의 점심시간, 그리고 장 이후 술자리에서는 한동안 워렌버핏을 비아냥거리는 농담이 화재였다고 한다.

가치투자의 거목으로 파생상품 투자를 극히 꺼리는 워렌버핏이지만 세월이 그를 버린 뒤에야 워렌버핏도 신세계에 적응해야한다는 것이 내용이었다.

금융위기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워렌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헤써웨이가 파생상품을 비롯 공격적인 투자를 서슴지 않고 있다는 소문마저 나돌았으니 월가의 농담거리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

이제 다음 타겟은 루비니를 비롯한 닥터둠(doom)들.

이미 바닥을 확인한 마당에 아무리 죽는다해도 어떻게든 살아날 것임을 시장은 너무 빨리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단, 이들의 투자 습성에 바뀐 것이 있다면, 투자 대상을 다변화 하되 투자기간은 전보다 짧게 가져가자는 것.

불확실성 속에서 확실한 수익(absolute return)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때보다 빠르고 민첩하게 시장에 대응해야한다는 것이 살아남은 자들의 전언이다.

김경진 기자 kj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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