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4언더파 우승에 자존심 상한 골프장 "10㎝까지 깊은 러프 곳곳에 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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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러프와의 전쟁'이다.
유러피언(EPGA)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총상금 210만유로)이 열리는 제주 핀크스골프장(파72ㆍ6721m)이 화났다. 지난해 그래엄 맥도웰(북아일랜드)과 지브 밀카 싱(인도)이 무려 24언더파를 치며 연장전에 돌입해 자존심이 무척 상했기 때문이다. 골프장측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독'을 품을만 하다.
골프장측은 사실 지난해에도 이 대회를 앞두고 전장을 342야드나 늘리고, 16개 홀에 벙커를 새로 만드는 등 6개월동안이나 대대적인 변신을 했다. 하지만 대회가 3월말에 개최되면서 러프를 제대로 기르지 못해 선수들의 발목을 잡을 결정적인 '덫'을 놓지 못했다. 선수들은 페어웨이와 러프를 가리지 않고 티 샷을 때렸고, 그린공략도 마찬가지였다.
골프장측은 이때문에 올해는 무엇보다 러프를 기르는데 공을 들였다. 대회 일정이 지난해에 비해 한달 이상 뒤로 조정된데다가 봄더위로 잔디의 발육까지 좋아 러프는 현재 10㎝가 넘게 자라났다. 20m 안팎의 '개미허리' 페어웨이가 비로소 위력을 발휘하게 된 셈이다. 골프장측은 "러프에서 페어웨이를 잡는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이라며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여기에 제주 특유의 강풍까지 가세하면 선수들의 언더파 행진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제주의 기후 여건상 4라운드 가운데 적어도 이틀은 바람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홀이 서로 엇갈리게 배치돼 있어서 한홀이 순풍이면 다음 홀은 반드시 역풍이 불게 돼 있다. 선수들은 이때문에 매 샷마다 신중한 클럽 선택이 필요하다.
마지막 '승부처'는 역시 그린이다. 골프장측은 대회가 가까워지면서 '유리판그린'을 조성하는데도 집중하고 있다. 한라산을 중심으로 경사가 형성되는 '한라산 브레이크'가 선수들이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이다. 마지막 18번홀(파4)은 특히 티잉그라운드가 뒤로 물러서면서 전장이 448m나 되고, 그린 앞에 실개천까지 흐르고 있어 막판 우승경쟁의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제주=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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