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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에 몰리는 사람들..봄바람 난 상가 시장

'상가'시장에도 '바닥탈출' 신호 온다


# 1.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살고 있는 송강이(여ㆍ37)씨는 지난해 7월부터 창업을 준비 해오고 있는 예비창업자다. 송씨의 남편은 직장에 다니고 있지만 일단 송씨가 창업하고 일을 거들다가 사업이 궤도에 오르면 직장을 그만두고 합류할 생각이다.

고깃집을 운영할 계획인 송씨는 지난 연말 집 근처에서 보증금 6000만원, 월세 220만원 짜리 132㎡(39평) 규모의 1층 점포를 눈여겨 봤다. 요리를 배우면서 창업준비를 하다 이달 초 다시 점포를 찾은 송씨는 그 새 올라간 권리금에 깜짝 놀랐다.

넉달 새 5000만원하던 권리금이 6500만원으로 오른 것이다. 그때 점포를 계약하지 않은 것을 잠깐 후회해 봤지만 이제라도 점포 계약을 해야하는지 송씨는 망설이고 있다.

#2. 명동 골목에서 분식집을 운영 중인 박수정(여ㆍ48)씨는 지난해 9월 보증금 5000만원, 권리금 1억원에 월세 200만원을 주고 66㎡(20평)짜리 점포를 얻었다.

지난 월말까지 2000만원대를 맴돌던 매출이 지난 3월 이후 월 2500만원에서 3000만원 수준까지 올랐다. 수익이 좋아지면서 박씨는 덩달아 권리금도 올랐으리라고 생각한다.

경기불황의 직격탄을 온몸으로 받아온 상가시장에 봄볕이 들고 있다. 늘었던 상가 매물도 최근 들어 크게 줄었고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던 상가 권리금도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지난 달 분양한 일부 상가의 경우 분양에도 성공했고 법원 경매 시장에서도 이 같은 인기가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22일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www.kera.kr)과 점포라인(www.jumpoline.com)에 따르면 임대 목적으로 나온 상가 매물이 지난 1분기 들어 크게 줄었고 상가 권리금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금융위기가 정점으로 치닫던 지난해 4분기 시장에 나온 상가 매물 수는 총 1만2630개. 하지만 지난 1분기 상가 매물은 1만1174개로 잠깐 사이 11.5%(1456개)나 줄었다.
매물이 감소했다는 것은 경기침체로 늘었던 상가 공실이 줄고 분양 사정도 나아졌다는 반증이다.

권리금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물로 나온 상가의 평균 권리금은 7295만원에서 지난 1분기에는 1억722만원으로 46.9%(3427만원)으로 치솟았다.

상가 권리금은 전업종에 걸쳐 고르게 상승했는데 특히 패스트푸트점과 의류업 등 판매업종의 권리금 상승이 눈에 띤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가파르게 권리금이 하락했던 업종으로 통계로 나온 수치는 상가 권리금이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최근 들어서는 비교적 분양도 잘 됐다. 지난 달 분양한 판교신도시 내 스타식스 상가는 건물 한 동이 통째로 매각되는 등 1차 공급분이 면적대비 80% 분양 완료됐다. 인천 에코메트로 단지 내 상가의 경우 18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분양이 마감되기도 했다.

경매 시장에서는 더 빠르게 상가 매물이 소진되고 있다. 서울시내에서 빚을 갚지 못해 경매에 나오는 상가는 월 평균 400여개.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월까지 5개월간 낙찰률(매각률)은 평균 15%, 60여개 안팎이었다.

그러나 3월에는 451개 상가가 경매에 나와 이중 151개(33.5%)가 낙찰됐다. 이달 중순까지는 201개 상가 중 62개(30.8%)가 주인을 찾았다.

물론 상가 시장의 호조를 경기회복에 바로미터로만 볼 수는 없다는 견해도 있다. 고용불안이 커지면서 생계유지를 위한 창업이 급부상하기 때문에 상가 수요가 늘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가장 먼저 맞은 상가시장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은 시중에 돈이 풀리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각종 실물지표가 호전되면서 소비심리도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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