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5일(현지시간)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경제활동은 거의 전역에서 한층 더 위축 또는 여전히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FRB는 이날 12개 연방은행 관할지역의 경제활동 동향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일부 산업이 낮은 수준이지만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12개 연방은행 관할 지역 가운데 5개 지역은 보고서를 통해 "지역 경제가 둔화 속도가 완만하다"고 밝혔다.
일부 예외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의 폭넓은 업종에서 경기가 약화하고 있으며 금융을 제외한 서비스업으로도 위축이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개인소비는 여전히 부진하면서도 일부 지역에서는 전회 보고에 비해 미약하지만 회복세가 엿보였다는 지적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보고서들에는 전날 벤 버냉키 FRB 의장의 낙관적인 발언이 상당히 반영됐다.
전날 버냉키 의장은 애틀란타 강연에서 "미 경제의 위축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며 "주택 판매와 건설, 신차 판매 침체가 둔화하는 등 경기회복으로 가는 첫 단계"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을 보면 여전히 미 경제의 회복을 언급하기엔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3월 공장가동률은 1967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악을 기록했고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연율 마이너스 0.4%로 1955년 이후 54년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해 디플레 우려를 고조시켰기 때문이다.
더불어 대부분의 연방은행들은 3월에 산업생산, 비금융서비스, 비즈니스여행, 고용 등이 감소세를 나타냈다고 보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매판매는 일부 지역에서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난 한편 주택매입 역시 일부 지역에서 소폭 증가했다고 밝히고 있어 낙관론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축을 이루고 있는 뉴욕·시카고·캔자스·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연방은행들은 경기 침체 속도가 다소 둔화했거나 안정되는 조짐이 보인다고 보고했다.
프레데릭 미쉬킨 전 연방은행 총재는 "미 경제가 아주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그것이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확실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약간 안정되는 조짐으로 해석되는 한편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베이지북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 2주 전에 발표되는 미 정반에 대한 경제관련 보고서로, 향후 FRB의 금리결정 및 금융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FOMC는 오는 28~29일 양일간 정례회의를 개최한다.
지난달 17, 18일 회의에서는 신용시장 안정을 위해 장기물 국채를 향후 6개월 동안 3000억 달러 규모로 매입하는 한편 모기지증권과 정부기관채권을 각각 7500억 달러, 1000억 달러 규모로 매입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배수경 기자 sue68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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