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장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신세계 롯데 현대 등 이른바 백화점 '빅3'가 지난 분기 실적에서 선방한 것으로 전망된다.
빅3중 가장 앞서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신세계가 양호한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데 이어 실적발표를 앞둔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 역시 시장예상치를 다소 웃돈 실적을 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는 전날 1분기 매출이 32조6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107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5.9% 늘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모두 증권가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 대비 13.53%와 3.81% 가량 상회한 것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10일 "1분기 신세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불황 가운데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백화점 부문에서 센텀시티점 판매 상황이 기대치를 웃돌았고, 업계 전반적으로 양호한 영업상황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 실적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우려했던 것과 달리 경기침체 영향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고 점차 매크로 지표들도 안정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2분기 이후 실적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판단에 따라 신세게의 목표주가를 52만원에서 54만3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전문가들은 신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신세계와 마찬가지로 당초 시장예상보다 나은 1분기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신세계와 롯데백화점의 경우 엔고 효과를 톡톡히 봤을 것이라는 평가다. 명동에 본점을 두고 있는 이들 백화점의 경우 엔화강세에 따른 일본인 관광객 급증으로 매출 증가가 영업이익 향상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증권가는 당초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2.26%와 0.35%씩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조만간 공개될 양사 실적은 오히려 전년비 증가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변했다. 소비 심리가 바닥권을 통과한 징후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데 따른 변화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가 나빴던 것에 비하면 롯데쇼핑과 신세계는 원화 약세로 우리나라를 찾아온 외국인의 명품 소비로 인한 수혜를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외국인 방문이 잦지 않는 지역에서 영업중인 현대백화점도 1분기 비용 절감 효과가 영업실적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심화되고 있는 소득과 소비의 양극화도 백화점주의 장미빛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형마트가 부진을 보이는 것에 비해 백화점이 매출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것은 소비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것에서 기인한다"며 "특히 명품소비가 좋은 추세를 유지하고 있어 하반기 백화점주의 실적전망을 부정적으로 보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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